국내의 약가제도 개선 논의가 나오면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사의 통상압력설이,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가 FTA 협상과 관련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시행키로 했던 약가재평가제 개선작업을 중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태복 전 복지부 장관은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국적사가 폭리를 취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약가재평가 개선을 포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다른 이면의 이야기가 진행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든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복지부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약가 제도와 관련한 논의 때마다 미국 및 다국적사의 통상 압력설은 꾸준히 불거져왔다.
복지부가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전체 지출의 25%를 상회하는 약가를 잡기위한 제도개선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먼저 미국은 99년 한국정부와 신약 가격을 결정할 경우 합의를 하기로 협정을 맺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2002년에도 논란이 거셌다. 약가 억제를 위해 참조가격제, 최저가 실거래가제 등을 준비하다 사퇴한 이태복 복지부 장관이 퇴임사에서 "국내외 제약사의 압력으로 사퇴한다"고 밝혔기 때문.
당시 김홍신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이 장관이 미국 측으로부터 19번의 압력을 받았다고 밝히는 등 정황은 포착됐지만, 결국 정부가 이들의 압력에 굴복해 장관을 경질했는지 여부는 규명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부가 약가재평가시 A7평균가 방식을 A7변동률 방식으로 전환코자 했으나, 미국의 FTA를 전제로 한 통상압력으로 이를 포기했다는 의혹이다.
복지부는 A7변동률 방식이 장기적인 검토과제였다고 해명했으나, 심사평가원이 업무 개선방향으로 제출한 점, 보건복지부가 이 방식도입과 관련, 제약업계의 의견수렴을 진행한 점,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2006년 시행을 염두해 두고 있었음에도 복지부는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복지부의 해명은 미흡해 보인다.
이러한 미국의 압력설에 대해 심평원 고위관계자였던 A씨는 2002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전장관에 대한 미국의 압력설은 당시 상황으로 맞는 이야기”라면서 “미 통상대표부 관계자와 참사관이 장관을 방문한 것은 물론, L사 한국지사장 등이 심평원에도 여러차례 방문해 입장을 밝히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미 통상대표부의 말은 약가제도의 투명성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사실상 다국적사의 입장을 받아 약가제도 개선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자국이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로비 자체가 ‘악’이라고 평가할 순 없다. 다만, 이러한 로비와 압력에 한국 정부가 건강보험 안정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 노력을 포기했는지의 여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한편으론 복지부가 약가제도 개선에 보인 소극적인 태도가 이번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