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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 단독개원 안되는 이유 열 가지"

박진규
발행날짜: 2006-04-28 12:20:36

좌훈정 이사, 국민의료비용 상승 등 문제점 조목조목 지적

김선미 의원이 물리치료사의 단독개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한 것을 계기로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던 물리치료사 단독개원 문제가 의료계의 현안으로 다시 떠올랐다.

물리치료사협회 등은 김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간절히바라는 마음이지만,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논란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서울특별시의사회 좌훈정 홍보이사(동대문 중앙성심의원)는 최근 물리치료사 단독개원이 안되는 이유 열가지를 지적하는 글을 의료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좌 이사는 "물리치료사 단독개원은 의사의 의료기사지도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의료비용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단독개원에 따른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치치료사 단독 개원은 독이 든 당근'이라는 제목으로 물리치료사들에게 호소문은 내기도 했다.

다음은 좌훈정 이사의 주장을 요약한 것이다.

▼ 물리치료에 대한 국민의 비용 부담이 상승한다. 현행 수가로는 물리치료사가 단독으로 개원하여 정상적인 경영 유지를 할 수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동안 병의원에 지급했던 물리치료에 대한 수가가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었다는 말도 된다. 보험 적용이 되는 물리치료만 가지고도 '물리치료원(가칭)'이 어느 정도 운영이 되려면 지금의 수가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 올라야 한다. 결국 이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이 된다.

▼ 물리치료에 대한 수가 인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단독 개원한 물리치료사들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각종 치료 항목을 만들어서 수입을 늘리려고 할 것이다. 비보험 항목이 늘어나게 되면 환자들의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의료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시책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

▼ 의사의 의뢰에 의해 물리치료사가 처방전을 받아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이른바 '의-물리치료 분업'이다. 그런데 이 분업을 시행할 만큼 의료계의 환경이 준비되어 있는가. 지금 당장 의-물리치료분업을 한다고 하면 과연 그 수급을 감당할 만큼 물리치료사의 수가 충분한가. 또 단기간 내에 적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춘 물리치료원이 생길 수 있는가. 만약 제도 시행 이후에 충분한 수의 물리치료원이 생기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임의분업식의 물리치료 처방이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차액만큼 국가가 물리치료원에 보조를 해 줄 것인가. 특혜 시비는 둘째로 하고 그 재정은 어디서 끌어올 것인가.

▼ 의-물리치료 분업은 필연적으로 의료비용의 상승을 유발한다. 의약분업 때도 정부의 장담과는 달리 결국 비용이 상승하지 않았나. 물리치료를 받는 다수의 환자들이 노약자 층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제도는 가급적 자제하고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 또 거동이 불편한 장애자나 노인, 그리고 외상 환자들이 병의원을 거쳐 다시 물리치료원을 찾아 전전한다면 비용은 오른 반면 환자들의 불편은 더욱 가중된다. 그렇다면 굳이 분업을 시행하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 입원실을 두고 있는 병의원의 경우 분업이 되더라도 어차피 입원 환자들을 위해 물리치료실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설비를 남아돌게 하면서 새로운 시설을 전국적으로 수 천여 개를 만든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자원의 낭비다. 만약 비용 대비 수지가 맞지 않거나 물리치료사를 구하기 어려워 병실을 폐쇄한다면 개원가에서 병상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적자를 감수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물리치료실을 운영한다면 개원 의료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정상적인 운용 여부가 불투명한 제도의 시행을 위해 과연 물리치료사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할 것인가. 의료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직종이다.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을 믿고 많은 돈을 들여 '물리치료원'을 열었다가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물리치료사들도 무조건 개원 자격을 요구할 일이 아니라 먼저 의료수가 현실화와 국민소득 증대 등 사회적으로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의료 현실에서 개원을 해봐야 20% 정도는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살아남겠지만 나머지 80%는 실패의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불법이나 사이비 의료 행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 보험 환자들만 받아서는 물리치료원이 운영되지 않을 경우 비보험 항목 시술은 물론이고 각종 의료기기 판매나 건강식품 판매 등의 불법, 사이비 행위가 필연적으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 치료와 관련된 의료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인 책임의 소재를 어떻게 구분 지을 것인가. 현재도 의료 분쟁과 관련된 법적인 장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시범 사업조차 한 번 해보지도 않은 사상 초유의 의-물리치료분업에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가. 만약 물리치료 도중 환자에게 응급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응급 처치를 할 수 없는 물리치료사가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해 환자의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 처음엔 의사의 의뢰와 처방전에 의해서만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된 물리치료 행위가 제도 운용 도중에 변질되어 나중엔 처방전이 없어도 할 수 있거나 초진에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 처음에 입안할 때 제시한 분업이라는 조건은 의료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독이 든 사탕으로 보인다. 어쩌면 수가도 약간 인상해 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처음엔 약간 달콤함을 느끼지만 나중에 서서히 독이 퍼지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게 될 것이다.

▼ 의료인만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큰 원칙이 이번 일로 인하여 훼손되고 무너진다면 이와 유사한 요구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의료법에서 굳이 의료인만이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할 수 있다는 제한을 둔 이유는 그만큼 생명을 다루는 일이 어렵고도 높은 윤리의식과 의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료인은 지식도 많이 쌓아야 하지만 자신의 의료 행위에 대해 책임도 무겁게 진다. 어떤 기술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손쉽게 의료기관의 이름을 빌어 법적인 규제나 철저한 관리감독 없이 환자의 신체를 다루도록 내버려둔다면 정부는 이미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리 의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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