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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병원, 병원장 해임 싸고 노사갈등 심화

발행날짜: 2006-06-02 07:27:18

노조 "병원 사유화 전략"...경영진 "말도 안되는 주장"

최근 의료기관평가에서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되며 홀로서기 성공을 자축하던 제일병원이 박종택 전 원장의 해임을 둘러싼 노사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제일병원 노조는 의료기관평가에서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될만큼 병원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 전 원장과 감사진을 이사장측에서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은 병원을 사유화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이재곤 이사장측에서는 합의된 해임이었으며 병원을 새롭게 가다듬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일병원의 이재곤 신임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10명은 지난 5월 박종택 전 원장과 감사3명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번 해임안이 정치적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병원을 사유화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된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일병원이 삼성의료재단에서 분리돼 독립법인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신임 이사장이 10명의 이사중 7명을 자신의 측근으로 구성해 병원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

제일병원 노조의 한 간부는 "병원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원장을 직원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이사진들을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한 것도 모자라 원장까지 자신의 측근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는 병원을 사유화하려는 신임 이사장의 전략이 분명하다"며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직원들에게 명백한 사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이같은 노조의 주장을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보다 나은 병원을 만들기 위한 조직개편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한다.

제일병원의 한 이사는 "일방적인 해임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박종택 전 원장과는 해임전 이에 대한 대화가 있었으며 또한 이번 해임안은 병원의 운영방침을 결정하는 이사진의 동의를 받아 이뤄진 합법적이고 타당한 일이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노조는 병원이 사유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의료법인이 어떻게 개인재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며 또한 원장의 해임안이 무슨 근거로 병원 사유화 전략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해임안은 보다 나은 병원을 만들기 위한 조직개편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환기목적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병원 경영진과 노조사이에 갈등이 깊어지면서 최근에는 노조가 신임 병원장의 출근길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노사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부상자가 나오는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대립에 대해 제일병원이 급격하게 삼성의료재단에서 독립하면서 생기는 몸살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제일병원을 퇴사한 한 제일병원 간부는 "제일병원이 삼성의료재단에서의 분리를 급격하게 추진하다보니 부작용들이 속속 나타났었다"며 "이번 갈등도 그런 부작용의 일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삼성의료재단 계열로 운영된 것이 10년이 넘었는데 체제 변환을 위한 준비기간은 너무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간이 지나고 병원의 체계가 안정화되면 차츰 이러한 갈등도 원만히 해결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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