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 의약품이 특허만료되면 수십 품목씩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던 제네릭 잔치상을 보기는 어렵게 됐다.
의약품 선별등재 방식 전환에 이어 퍼스트제네릭 출시시 오리지날 의약품 약가 20% 인하 내용을 담을 복지부의 고시가 입법예고되자 업계는 찬물을 끼얹는 듯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오리지날약이 20% 가격 인하되면서 오리지날약가의 80%를 인정받는 제네릭도 이전 대비 실질적으로 더 16% 떨어진 약가를 받게되는 현상만 놓고 보면 모두 매출의 직격탄을 받는 모습이다.
100원짜리 약으로 보면 오리지날약이 80원으로, 퍼스트제네릭 5품목은 64원으로 떨어지고 이후 이후 제품은 58원, 나머지는 오리지날의 반값 이하다.
복지부가 도입하는 이같은 시스템은 사실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는 아니다. 호주가 지난해 8월부터 제네릭 진입시 오리지날의약품의 가격을 12.5% 인하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오스트리아는 퍼스트 제네릭 출시후 오리지날 약가를 30% 낮추지 않으면 보험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고 세 번째 복제약이 나오면 제품가격이 모두 최저약가로 인하된다. 네델란드와 덴마크, 스위스도 강력한 약가 인하 정책을 펼친다. 전례가 있는 만큼 국내시장도 예측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많은 나라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제도를 활용, 직접비교는 어렵다” 며 “이번 특허만료약 관련 고시는 한국의 현실에 맞게 적정 약가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지날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우리가 더 어렵다” 고 하소연하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 복지부가 추진하는 시스템은 시장의 붕괴보다는 의약품의 적자생존을 의미한다.
제네릭의 몰락 과 슈퍼 제네릭
오리지날 의약품의 약가 인하 충격보다 전체 제네릭이 입는 타격은 더 크다. 모두 포용하던 시스템이 이젠 '적자'가 아니면 받아주지 않는 어미 사자가 됐기 때문.
이런 의미에서 제네릭의 잔치는 끝났다. 대신 약가인하에도 불구 오리지날을 능가하는 슈퍼제네릭의 탄생 가능성은 더 커졌다.
현재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오리지날 시장을 잠식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제네릭 군과 지역을 거점으로 대형 제네릭 시장의 틈새를 뚫는 소형제품군으로 이뤄졌다.
H제약사 관계자는 "오리지날에 영향을 주는 대형 제네릭은 손에 꼽히며 후속제네릭이 대형 제네릭 시장을 잠식하는 구조" 라고 설명했다.오리지날대 제네릭 연합군이라기 보다는 맨 하단에 품목도매군이 들어선 피라미드식 잠식형인 셈이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도 26일 기자연찬회에서 "포지티브는 일부 제네릭이 독점적 지휘를 주는 것" 이라며 로비가 더 치열해지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는 역으로 해석하면 일부 제네릭은 그간의 지위에서 한단계 올라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리지날을 능가하는 슈퍼제네릭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예견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리지날에 비해 제네릭의 타격이 크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대해 "과연 그렿게 될지는 지켜 보면 알 것" 이라고 말했다.
약제전문평가위 한 참석자도 많은 제네릭의 퇴출되고 진입장벽에 진출루트가 막히겠지만 모두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추론은 비약이라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볼때 부정적으로만 접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리지날의 타격 녹녹하지 않다
경쟁품목의 절대 숫자는 줄어들지만 직접 시장에 위협을 가하는 제네릭 제품의 숫자는 그대로이고 포지티브 제도하에서 품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상대 제약사가 만만치만은 않다.
다국적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지켜야할 입장에서 20%의 약가가 떨어지고 신규 매출을 창출되는 제네릭 제품군은 예상보다 16%로 약가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사실 상대적 리스크는 눈에 보이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실제 제네릭 공세에 20% 시장이 잠식당하고 약가가 20% 떨어진 만큼 40%의 리스크가 눈에 보인다.
국내사 관계자들도 당장 제네릭의 엄청난 타격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오리지날의약품의 피해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사 보유 라이센스 인 오리지날약은 시장 방어를 잘한다고 해도 수익면에서 보면 제네릭에 완전히 밀릴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의 흐름 속에서 제네릭 풍년시대가 막을 내리고 슈퍼제네릭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의 반발과 FTA 등이 정부의 정책에 발목을 잡고 있고 또 제약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부문을 포함 불안 요소 또한 적지 않은 만큼 관련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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