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세포가 전이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과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향후 암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치료약물 및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밝게 했다.
또 세포 생리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세포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의 치료법 개발과 줄기세포 분화조절 연구의 전기도 마련했다.
연세치대 구강병리학교실 육종인·김현실 교수팀은 미 미시간대 와이즈(S. J. Weiss) 교수팀과 보험공단 일산병원 최윤정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 전이 기전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30일자(한국시각) 세계적 생물의학연구지인 ‘Nature Cell Biology’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암세포의 증식에 대한 연구는 많은 진척을 보여 왔지만 전이가 이루어지는 암세포의 세포 신호전달 체계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는 암전이 과정을 살피기 위해선 신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을 대신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연구모델의 부재로 인해 암세포가 주변 장기로 뚫고 들어가고 확산되는 전이 메커니즘을 적절히 연구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육종인 교수팀은 2001년부터 미시간대와 함께 암 전이 기전을 밝히기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지난해 기존에 암 발생을 유도한다는 암세포 내 'Wnt(윈트)' 신호 전달체계가 ‘GSK-3(Glycogen synthase kinase-3)’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Snail' 유전자를 활성화하여 암세포의 전이를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즉, 암세포 전이를 야기하는 핵심이 'Snail'유전자임을 규명한 바 있다.(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2005, vol 280 게재)
이 연구를 바탕으로 공동 연구팀은 Snail 단백질을 경유하는 Wnt 신호의 암세포 전이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결과 Wnt 신호에 의한 'β-catenin(베타-카테닌)' 활성화가 'Axin-2(엑신-2)’ 유전자를 증가시키고, 증가된 Axin-2 유전자는 세포 핵에 존재하는 GSK-3(Glycogen synthase kinase-3) 효소를 세포질로 데리고 나옴으로써 Snail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확인하고 증명했다.
즉 Wnt 신호→β-catenin 활성화→Axin-2 유전자 증가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과정이 암세포 핵의 ‘GSK-3 조절 기전’에 영향을 주어 결국 암세포의 Snail 유전자의 활성화 초래로 암 세포 전이가 유도된다는 것을 밝히게 된 것이다.
사람의 유방암 세포주를 이용한 연구와 새로운 암 전이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밝혀진 이번 암세포 전이과정이 실제 암 환자의 조직에서도 Axin-2와 Snail 발현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을 관찰-입증, 실험상 관찰결과와 실제 인체 내 암 세포 전이 기전도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인체 내 암세포 전이과정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육종인 교수는 “암세포 전이가 이루어지는 각 단계를 파악하게 되어, 그 전이단계 중 한 과정만 선택해 암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적치료 약물 및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암 억제 유전자로 잘못 알려져 있던 Axin-2 유전자가 실제로는 암 전이를 유도하는 기능을 밝혀 기존 암 생물학설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육종인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육종인 교수팀의 이번 연구로 Axin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밝히게 됨으로써 기존에 GSK-3에 의해 매개된다고 알려진 면역질환 이상에 의한 퇴행성 질환(류마티스성 관절염, 알쯔하이머 질환, 눈 망막 질환 등)의 발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가설과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같이 제시하게 되었다.
이와함께 Wnt 신호 전달이 줄기세포의 분화와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전달이라는 점에서 향후 줄기세포의 분화 조절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론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을 Nature Cell Biology지는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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