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권'이 의료인의 의료행위로 의료법에 반영될 전망이다. 파산선고를 받은 의약사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으며, 금지됐던 '클리닉'이라는 명칭 사용도 허용된다.
한의사가 의사를 고용해 합법적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길도 열리게 된다.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입수한 복지부의 '의료법 개정 실무작업반 회의자료'는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방대한 의료법 개정사항을 담고 있다.
◆'투약'도 의료행위= 복지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이 각 의료인의 종별 전문지식을 근거로 해 행하는 예방·치료·재활 및 연명치료 등을 위한 진찰, 검사, 처방, 투약, 시술, 조산, 간호 및 요양지도 등의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했다.
그간 대법원 판례를 기초로 '투약'을 포함한 의료행위 정의법안이 몇 번 국회에 제출됐으나 약사회 등의 반발로 좌초됐었다. 약사회 등에서는 분업상황에서 '투약'이 유일한 약사의 직능이라면서 이같은 개정안에 반발해왔다.
그러나 복지부가 의료법 전면개정에 따라 의료행위의 정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킴에 따라 향후 논의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파산자, 면허결격사유서 배제= 현행 면허결격사유로 분리돼 있는 파산선고를 받은 의료인도 구제된다.
복지부는 "면허 결격사유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의약사까지 자격을 배제하는 것은 가혹하며 의료인이 경제적 이유로 개인파산절차를 밟고 싶어도 의료인으로서 변화를 유지할 수 없기에 개인파산신청이 불가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면허 결격 사유의 하나인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통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복지부는 의료행위과 관련 국가시험에 합격했으나 면허발급이 되지 아니한 자도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마련했다.
◆한의사, 영상의학과 의사 고용가능= 의료기관 개설과 관련한 내용도 이번 개정작업에 대폭 반영됐다.
의료기관이 개설 기준에 '특수기능병원'을 넣어 전문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 지역거점병원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의원과 병원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곳으로 규정해 의원에 한의사가 근무하거나, 한방병원에 의사가 근무하는 종별 의료인에 따른 근무 의료기관 제한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논란이던 한의사 CT사용문제와 관련, 한의사가 영상의학과 의사를 합법적으로 고용해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종별 명칭 사용문제도 개선해 메디컬센터, 제너럴 호스피탈(종합전문병원), 호스피탈(병원), 클리닉(의원)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간판과 관련해서는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을 분리해서표시할 수 있도록 하되, 글자 크기에 제한을 두고 편법적인 진료과목 표시판 운영을 방지하겠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서로다른 종별의료인의 공동개설 및 원내 개원 허용근거마련을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병원 내에 구획을 나누어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보수표 폐지= 의료보수표 제출의무가 사라지는 대신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원내나 홈페이지 등에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명칭과 관련해서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등을 '의무기록부'로, 진료와 진찰로 혼재돼 있는 용어를 '진료'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환자 이외의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대리처방도 허용키로 했다.
입원환자를 진료하는 기관은 당직의료인을 두도록 의무화하고, 비밀누설 금지를 의료인 뿐 아니라 의료행위에 관련되거나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아울러 신의료기술평가, 선택진료 정보강화, 부대사업 확대 등의 내용은 최근 국회에 통과된 법안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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