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종료일로부터 3년이 지난 청구건의 경우, 진료비 확인요청을 통한 환불액 전부를 온전히 의료기관에서 배상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관성 없는 규정으로 인해 일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
병원계는 14일 열린 심평원의 진료비 제도개선 간담회에서 이 같은 제도적 모순을 개선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날 병원계 관계자들은 "진료비확인요청, 의료기관의 진료기록 보존, 급여비 청구 소멸시효가 상이하게 규정되어 있어 의료기관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진료비 확인을 통해 환불결정이 이루어지면 의료기관은 비급여처리한 금액을 환자들에게 돌려주는 대신 급여가 적용되는 부분은 공단에 청구·수령하도록 되어 있으나 관련 법령들이 이에 대한 '유효기간'을 서로 상이하게 규정하고 있어 문제라는 것.
실제로 ▲진료비확인요청 기간(시효)은 민법상 부당이득금 소멸시효기간인 10년 ▲요양기관의 진료내역 보존기간은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법 시행규칙상 5년 ▲급여비 청구 소멸시효는 국민건강보험법상 3년으로 각각 정해져 있다.
요양기관의 진료내역이 없을 경우 진료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진료비확인청구는 5년까지 유효하다는 얘기. 반면 요양기관이 급여비를 청구할 수 있는 시효는 3년으로 정해져 있어 양 규정간 '최소 2년'이라는 유효기간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3년이 넘은 환불건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은 환불은 해주고도 급여비는 청구할 수 없는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청구 소멸시효를 진료내역 보존기간과 동일하게 5년으로 연장하는 등 시급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아울러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진료기준도 하루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평원 "민원관련 비급여내역 전산으로 제출해달라" 요청
한편, 심평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진료비 확인민원 관련 비급여내역을 엑셀 파일 등 전산화해 제출해줄 것을 병원계에 요청했다.
현재의 서류자료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검토할 경우 1건당 길게는 3~4주까지 시간이 소요돼, 폭증하는 민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
심평원 관계자는 "성모병원 관련 방송보도 이후 민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13일 현재 접수된 건만해도 기존의 방식으로 처리할 경우 1년이상 소요될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의원에서 전산화된 파일을 제출해 줄 경우 민원처리 기간을 30~35% 가량 줄일 수 있다"며 의료기관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방송보도 이후부터 13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접수된 진료비 확인민원은 총847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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