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이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와 관련, 공식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세의료원은 최근 의료원 소식지 사설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연세의료원은 ‘한 역사학자의 실망스러운 역사인식’이란 제목의 글에서 서울대병원 병원사연구실의 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세의료원이 제중원의 역사를 독점하려하는 것은 손안에 쥔 과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이와 같은 행동”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사설 내용을 보면 서울대병원이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제중원을 자기 병원 역사에 편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데 초점을 맞춰 비난을 퍼부었다.
사설은 “제중원의 영광과 가치가 골수 깊이 새겨진 병원은 세브란스 밖에 없다”면서 “그 정신은 122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우리에 의해 능동적으로 실천되고 있으며 미래에도 지켜지고 이어질 정신적 가치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설은 “(서울대병원이) 역사적인 제중원과 연결고리를 갖고자 한다면 설립정신을 자신들이 능동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제중원이 자신들의 역사라면 122년의 역사 속에서 기여한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내세울 게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연세의료원은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가 복지부로 이관됐지만 서울대병원만이 거부한 채 교육부 산하에 남아있다는 것을 꼬집었다.
사설은 “서울대병원의 이 같은 태도는 대민진료를 목적으로 세워진 제중원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면서도 제중원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연세의료원은 “서울대병원의 기념사업이 근대 이후 근대의료사, 병원사 전반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촉진하기 위한 것이 진정이라면 학계에 맡기는 게 타당하다”면서 “지금이라도 이 행사를 포기하는 용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행사 직전 ‘제중원 122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어 제중원 적자 논쟁에 대해 학술적으로 반박하면서도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설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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