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어디라고 환자가 있으면 배치되는 공보의.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찾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외지 혹은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공보의를 찾아가 봄으로써 그들의 생활을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해볼까한다. <공보의를 찾아서>는 매주 월요일 연재된다. - 편집자주 -
외과의사라면 사람을 치료하는 게 일반적일진데, 늘 돼지와 함께 하는 외과의사가 있어 화제다.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에서 공중보건의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일 공중보건의(34)가 그 주인공.
미니 돼지의 장기를 이식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탓에 그는 사람이 아닌 돼지에 늘 메스를 대고 있다.
"지방, 특히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배치시험이 나빠 떨어진 탓에 결국 이 곳에 오게 됐습니다."
그는 이 곳에서 일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큰 기대와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처음 들어올때는 레지던트 3년하는 셈치고 들어오라는 교수의 말에 긴장했지만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 그러나 2년여간 일하는 동안, 이 일에 대한 애정과 많은 교훈을 얻었다.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앞서 언급한 대로 차세대 국가동력 사업의 하나로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형질전환이 중요치 않은 췌도 이식의 경우 상당한 수준에 접근했지만,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 해결해야 할 숙제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숭이, 마우스, 미니돼지 등의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진행되는데, 이 때가 외과의사인 김 공보의의 활약이 필요한 때다.
그는 "사람의 수술은 살리는 것이지만, 돼지는 사망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이 덜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외과의사로서 국가동력사업의 수술에 기여하는 것이 보람도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수술을 많이해서 더 능숙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오히려 부담없이 하는 동물수술 방식이 사람 수술에도 그대로 이어지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했다. 수술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고 그는 전했다.
임상의사로서 기초의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그가 느끼는 교훈도 적지 않아 보였다.
"그는 기초의학하는 사람들 상당히 많이 열악합니다. 의사들 안 좋다고 하지만 이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사회가 더 많이 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임상의사들이 실제 연구에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알게 됐다. 김 공보의는 "임상의사들이 연구에 대해 몰라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봐 왔다"면서 "임상의사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되려면 연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래 모든 의학의 열쇠를 '면역학'이 쥐고 있다며 의사들이 면역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공중보건의를 마치면 펠로우를 통해 임상의사의 길을 걷겠지만, 기초의학 연구 경험을 살려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94년도에 의대 입학했다. 겉으로는 의약분업 파동, 서울아산, 삼성의료원 등의 민간대형병원의 등장, 의대 수의 급격한 증가와 속으로는 환자들의 주권 강화 등 의료계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몸소 체험한 세대다.
그래서 의사와 국민간의 신뢰가 깨진 것에 안타깝고, 언론에 매도당하는 의사가 안타깝고, 의료계 전체를 욕 먹이는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에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묵묵히 자기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시스템이 갖춰진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밝혔다.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