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식품의약국)가 다국가 임상시험을 주도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직접 방문, 임상 결과에 대해 정밀 검증에 들어갔다.
이들 대형병원이 미국 FDA로부터 임상 결과를 인정받을 경우 우리나라에서 행한 임상시험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한층 제고할 수 있어 주목된다.
11일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센터장 민경업 교수)에 따르면 최근 미 FDA 관계자들이 방문, 신경과 이상건 교수가 수행한 다국가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검증에 착수했다.
이들은 4일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에 머무르면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실사를 벌이며, 다음주에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를 방문해 동일한 사안에 대한 데이트 검증에 나선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장인진(약리학) 교수는 “미국 FDA는 식약청과 마찬가지로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가 많고 임상시험을 주도한 기관에 대해 현장 실사를 벌인다”면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를 방문한 것도 두 기관이 다국가 임상시험을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임상시험센터 가운데 미 FDA로부터 임상결과 데이터 검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의뢰하기 전에 미 FDA로부터 인정을 받았는지 여부를 중요한 잣대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이번 실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우리나라 임상연구의 수준을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돼 다국가 임상시험을 보다 많이 수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장 교수는 국내 제약사가 국산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굳이 외국에 임상시험을 의뢰하지 않고, 국내에서 하더라도 임상 결과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얻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는 올해 센터 설립 10주년을 맞아 11일 ‘중개연구를 통한 신약개발과정 혁신’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에는 네덜란드 Leiden대학의 Adam Cohen 교수, 서울대병원 방영주ㆍ권준수 교수 등 국내외 권위자 6명이 임상시험의 최신 지견을 발표했다.
민경업 센터장은 “앞으로 임상시험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 기관으로 거듭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배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인진 교수는 “우리 센터는 조만간 다국적 제약사의 항암제 임상시험 1상에 착수하는 등 3상 중심에서 벗어나 초기임상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임상시험이 양적 팽창에서 기술집약적인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장 교수는 “우리나라는 임상시험 비용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싼 반면 질은 높은 장점이 있다”면서 “아시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인프라 구축 이외에도 센터 유지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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