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학회의 진료지침은 매우 위험한 시도입니다."

최근 학회 진료지침의 효율성과 위험성에 대한 찬반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비뇨기과학회도 진료지침 마련을 전격 보류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황태곤 이사장(가톨릭의대)은 25일 "학회 진료지침 수립에 대해 학회내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 의료계와 학회의 상황에서는 진료지침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민, 의료진들 모두가 학회 진료지침의 효과와 한계에 대해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효율적 진료를 규정하는 진료지침이 발표될 경우 자칫 회원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황 이사장은 "결국 진료지침, 혹은 가이드라인이란 가장 효율적인 치료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조합해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많은 환자들의 증례와 예후에 대한 평균값에 가까운 결과가 곧 진료지침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실제 진료상황에서는 규정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생겨난다"며 "이 모든 변수를 진료지침에 기록할 수는 없기에 진료지침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와 국민들이 이 한계에 대해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지만 현재 의료계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황태곤 이사장은 "학회의 진료지침이 발표될 경우 많은 의료진들의 학회의 진료지침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진료지침에서 벗어나는 진료에 대해 정부나 국민들에게 해명을 해야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어 그는 "하지만 진료지침에 대한 효율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진료지침을 발표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놓은 상태이니 만큼 의료계와 사회의 분위기와 성숙도를 보아가며 발표시기를 조절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