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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암센터 "세계 석권"···재벌 이미지 부담

발행날짜: 2008-01-02 12:25:35

2일 호텔급 시설과 첨단 시스템 가동, 곱지않은 오해 극복과제

|초점|삼성암센터 개원 의미와 과제

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삼성암센터가 2일 문을 열었다. 설립 추진 과정에서부터 인력과 시설 등에서 수많은 화제를 뿌렸던 삼성암센터. 아직도 삼성암센터를 둘러싼 관심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암센터 개원을 맞아 특징을 살펴보고 논란의 양면을 집중조명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화려한 호텔급 시설, 비전과 오해
(하)선진 협진시스템 성공할 것인가
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652병상 암센터. 국내 최초 진료팀별 협진시스템 구축. 삼성의 하이테크 기술이 녹아있는 첨단시설과 호텔급 내장재.

삼성암센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식어들이다. 개원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병원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삼성암센터가 드디어 2일 개원해 환자를 맞이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센터를 짓겠다는 야심을 공개할 때부터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 삼성암센터. 이로 인해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병원계 인사들은 호텔급 건립 비용이 결국 환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는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의료원만이 할 수 있는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호텔급 시설, 첨단 시스템 '눈길'

지난달, 철저히 베일속에서 진행돼 병원계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삼성암센터가 드디어 그 모습을 대외에 공개했다.

삼성의 야심을 드러내 듯 삼성암센터는 삼성서울병원을 뛰어넘는 첨단 인공지능 시스템과 호텔급의 내장재, 공조·조명 시스템을 드러내며 위용을 만천하에 알렸다.

우선 그 규모부터 타 암센터를 압도한다. 지상 11층, 지하 8층, 652병상(연면적 11만㎡, 3만 3000평)을 갖춘 삼성암센터는 아시아내 암치료 의료기관으로는 최대 규모다.

규모에 걸맞게 내외부 단장에도 힘썼다. 우선 암센터 정문에는 김인겸 작가가 만든 10m 높이의 '생․성․21'이라는 대형 야외 작품을 배치했다.

이와 함께 천정과 벽을 모두 투명한 유리 커튼월로 구성해 15m 높이의 아트리움(Atrium, 안마당)을 전개, 호텔에 버금가는 인테리어를 구축했다.

실내 내장재도 고급 대리석과 화강석, 자연목 등을 이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로비 중앙부에는 4대의 누드 엘리베이터를 설치, 이 모든 시설을 한눈에 관망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러한 내외부 인테리어와 더불어 삼성의 기술력이 투입된 첨단 인텔리전트 시스템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통합예약시스템과 무인접수시스템.

삼성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통합예약시스템을 구축, 한곳에서 내시경, 초음파, MRI, CT 등의 모든 검사와 진료예약, 수납 등 모든 창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기에다 무인접수시스템을 도입해 내원객들은 자동으로 진료 및 검사를 접수하고, 본인이 받아야할 진료 검사 등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공조·조명시스템도 삼성암센터가 공을 들인 것 중의 하나다.

삼성암센터는 효율적인 전력관리를 위해 계절별, 시간대별 자동 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을 위해 실내조도를 기존보다 밝게 했다.

이조차 대부분 간접조명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환자가 병상에 누워서 이동할 때 조명으로 인한 눈부심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세심한 곳까지 환자의 입장에서 설계를 한 점이 눈길을 끈다.

"환자에게 건립비 전가 우려" vs "아시아 시장 공략 발판"

하지만 삼성암센터의 이같은 시설에 대한 병원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이 천문학적인 설립비용은 결국 환자에게 돌아갈수 밖에 없다는 논리인 것이다.

A병원의 원장은 "설마했는데 정말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화려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 비용이 결국 어디서 충당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쾌적한 병원환경도 중요하겠지만 수요와 공급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설립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삼성암센터가 어떠한 선택을 하게될지 병원장으로서 눈에 선하다"고 우려했다.

특히나 재벌병원에 대한 병원계의 곱지 않은 시각도 이같은 비판에 한몫하고 있다. 거기에다 삼성비자금에 대한 논란도 희자화되면서 삼성암센터를 괴롭히고 있다.

B병원 고위관계자는 "정말로 '삼성'의료원이기 때문에 이같은 시설을 갖출수 있지 않았겠냐"며 "연세의대나 가톨릭의대는 선·후배·동문들의 후원금이라도 있었다지만 삼성이 어디서 이만한 돈이 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암센터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이 정도 시설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삼성암센터 관계자는 "타 병원 암센터와 대동소이한 시설을 갖춘다면 어느 나라, 어느 국민들이 삼성암센터를 찾겠느냐"며 "우리는 아시아 시장, 이를 넘어선 세계 시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암센터 심영목 센터장도 "현재 행위별 수가체제에서 어떻게 삼성암센터만 진료비를 더 받을 수 있겠냐"며 "이러한 시선들이 그저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해외 환자 유치가 안정화 되기 전까지는 적자를 감수한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아시아에 우뚝 선 삼성암센터라는 커다란 목표가 있기에 모두가 힘을 내 최선을 다해가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병원들도 삼성암센터의 이러한 의지에 동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대표적인 센터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C의과대학의 한 교수는 "존스홉킨스나 메이요병원도 특성화된 한 센터를 발판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러한 면에서 삼성의료원의 선택은 의미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삼성의료원이 암센터를 발판으로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가면 타 병원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의료원 이종철 원장도 "암센터 개원으로 우수 연구인력 충원과 연구시설 확충이 용이해졌다"며 "이를 적극 활용, 국제 수준의 연구시스템을 구축해 미래 바이오산업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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