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거대시장 고혈압을 잡아라
고혈압 약제의 대명사인 ‘노바스크’가 국내사의 잇따른 공격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이 선두자리를 목표로 바짝 고삐 끈을 죄고 있는 가운데 국제약품이 제네릭을 출시해 노바스크의 약가를 떨어뜨리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한 팽창을 예고하는 고혈압 시장에서 외자사를 추격하는 국내사의 생존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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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노바스크 독점시대 지났다.
<하>1000억원 제네릭 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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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시장에서 화이자의 ‘노바스크’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올해로 발매 18년이라는 성년을 맞은 ‘노바스크’는 CCB(칼슘채널 길항제)와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로 양분된 고혈압 시장에서 연간 1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한미약품의 암로디핀제 염을 바꾼 ‘아모디핀’을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 CCB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올라서며 빠르게 침투해가고 있다.
일명 ‘아모디핀 신화’로 불리는 한미의 추격은 무서운 상승세로 1000여명에 이르는 영업사원의 각개전투로 국내사 중 10위권 밖의 변방에 있던 제약사를 외자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문의약품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시켰다.
한미의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최대 영업망을 이용한 ‘메뚜기식’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처방을 유도할 수 있는 학술적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개량신약인 ‘아모디핀’이 의료기관에 자리매김하기까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임상은 새로운 연구에 목말라하는 교수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업체에는 의사와의 유대강화라는 상호간의 매개체 역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모디핀’ 영업팀은 “병원급에서 최다 처방률을 기록 중인 아모디핀에는 의사들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면서 “한번 쓴 약제를 여간해서는 바꾸지 않은 고혈압 질환의 특성상 단순한 제품홍보가 아닌 학술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매출 성장에 동력을 귀뜸했다.
대부분 의사들은 신약을 제외한 약제는 믿을 수도 없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복제약인 제네릭에 의존하는 국내 업체들의 연구력 한계와 생동성 파문으로 식약청 승인제품도 신뢰할 수 없다는 강한 불신감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다보니 ‘신약과 동등한 약효를 지닌 제네릭이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식의 제품 홍보책자는 의사실의 휴지통으로 들어가기가 일쑤이다.
"믿음 없는 제네릭 처방 어렵다“
‘노바스크’와 같은 성분으로 지난 1월 ‘국제암로디핀’을 출시한 국제약품이 최초 제네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예전부터 의원급에 강성을 보이는 국제약품은 160여명의 영업망을 총동원해 발로 뛰는 마케팅을 중심으로 제품의 안정적인 런칭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국제암로디핀을 출시하게 됐다”고 전하고 “영업직 모두가 올인하는 형태로 근시일내 100억원대 달성에 총매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최초 제네릭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노바스크’에 비해 68%의 저렴한 약제라는 점과 제형을 원형으로 바꿔 복용도를 제고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국제약품의 홍보전략이 처방 패턴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 아직 의문이다.
서울대병원 한 내과교수는 “제네릭을 출시해 홍보하는 업체들의 방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제품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생동성이 정확히 진행됐는지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혈압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제네릭이 지닌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바스크를 비롯하여 플라빅스 등 순환기계 제품의 제네릭을 앞다투어 발매중인 국내사들은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식의 단순한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의사의 믿음을 지속할 수 있는 학술적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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