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올해 6세 미만 소아 입원진료건에 대해 중점심사를 진행하기로 한데 대해,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아입원의 급증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로 인한 뒷감당을 의료계로만 떠넘기려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창엽)은 13일 2008년 진료비심사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6세 미만 소아 입원 진료건에 대해 중점적인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의료이용의 증가가 우려된다는 것.
심평원은 "6세 미만 건보적용인구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아입원 건수 및 입원일수는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소아입원료 면제정책과 민간보험의 입원료 실비보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래 통원진료가 가능함에도 민간보험의 입원일당 진료비용 보상 등과 관련해 환자요구 등으로 입원진료를 하거나 입원기간의 연장이 우려되는 진료에 대해 집중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퍼주고, 뒷감당은 병·의원이?…책임전가 안된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명백한 책임전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입원 이용량 증가의 원인이 입원료 면제정책 등 보장성 강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의료기관에만 '진화'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
의협 좌훈정 보험이사는 "소아입원의 증가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라는 텃밭 위에서 자라난 독초"라면서 "정부와 의료이용자, 공급자 공동의 문제를 또 다시 의료기관으로만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소아입원료를 면제할 경우 의료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포퓰리즘에 영합해 제도 시행을 강행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화를 좌초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2006년부터 소아환자 입원료 면제정책을 시행해오다, 지난해 11월 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본인부담률 10%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이용자-공급자 책임 불분명, 삭감은 병의원서?
한편 소아입원에 대한 중점심사가 진행될 경우, 심사조정 기준을 정하는 것도 문제다.
불필요한 입원과 그렇지 않은 입원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또 불필요한 입원이라고 판단된 경우도 그것이 의료이용자의 과다이용인지, 의료기관의 과다진료에 따른 것인지가 관건.
그러나 중점심사를 통해 불필요한 입원이라고 판단된 경우, 심사삭감은 결국 의료기관의 몫으로 남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심평원측은 "진료기록 등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심사위원들을 자문을 받아 심도있게 심사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심사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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