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내달부터 시행되는 의약품 처방·조제시스템을 전면 거부하기로 선언하면서 서면청구 및 디스켓 청구 방식으로의 전환을 대정부 압박카드로 내걸어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협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약품 처방·조제 시스템을 강행할 경우 서면 및 디스켓 등 전산매체로 청구방식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 각 청구소프트웨어업체에 공문을 보내 "정부가 고시를 통해 강행하고 있는 DUR을 청구 프로그램의 의무탑재에 응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개원가에서는 서면 청구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지만, 의협은 회원의 일부만이라도 참여한다면 충분한 압박 카드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부천의 김모 원장은 "서면 청구를 그만둔지 이미 10년이 넘은 상황인데,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서면 청구를 위한 프린트나 용지 등도 다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서면청구나 디스켓 청구를 한번도 안 해본 젊은 개원의들도 많을 것"이라면서 "갑작스럽게 서면청구를 강행하면 개원가에 혼란이 불가피해 참여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김모 원장 역시 "의협이 현실을 무시한 대응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회원들을 힘들게 하는 서면청구 방식으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시행된 일자별 청구제를 막기 위해 당시 장동익 집행부가 서면청구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현실적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대회원 홍보를 통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주경 대변인은 "회원들에 문자메시지와 안내문을 보내고, 현재 열리고 있는 총회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면서 "1000여명만 서면청구에 참여한다면 심평원의 업무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구소프트웨어업체들도 의협의 요청과는 무관하게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청구를 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는 만큼,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고객들이 굳이 참여할 계획이 없다면 스스로 업데이트를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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