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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잦아드니 영리법인 논란 다시 불붙어

장종원
발행날짜: 2008-07-18 06:45:50

보험업계·제주가 끌고 정부는 밀고…반대 세력도 재결집

촛불이 잠잠해진 탓일까. 불씨가 꺼져가던 의료민영화 주장이 다시 맹렬히 불타 오를 조짐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김태환 지사는 오는 27일 제주도민 여론 조사를 실시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영리병원 허용 여부를 결정 짓겠다고 17일 밝혔다.

전국구 이슈였던 영리병원 허용 논란에 대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주 여론 형성을 위해 공무원 부인을 상대로 강연회를 진행하고 반상회 등을 개최하는 등 행정력을 동원해 반대 세력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보민영화는 없다'며 '의료민영화' 혹은 '의료영리화' 논란을 교묘히 피해가던 정부는 제주 영리병원 허용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건강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국내 영리의료법인 설립 허용에 반대하지 않으며, 제주도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입할 수 있다'는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이어 전재희 복지부 장관 내정자도 '제한적 허용을 검토할 수 있다'며 발을 걸쳤다.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는 민간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KDI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민영의료보험 가입자가 비가입자에 비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여타 기회비용으로 인해 의료이용을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는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민영 의보의 보장범위와 자기부담금 설정방법 등은 강제적인 법제화가 아니라 시장자율에 맡기는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민간의료보험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명확한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규제를 추진하는 정부정책은 부당하며, 의료비의 감소효과도 없이 소비자 부담만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보험업계가 최근 민영의료보험의 본인부담금 보상한도를 100%에서 70-80%로 낮추기로 한 것에 대해 반기를 든 셈이다.

이처럼 영리병원 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이 꾸준히 제기되자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시민단체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료관련 시민단체들이 대거모인 건강연대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리병원 허용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중 집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리병원 반대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KDI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건강연대 관계자는 "보고서의 조사 인원 기준을 비롯해서 여러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면서 "반박 자료를 통해 부당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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