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조절이 잘 안되거나 신부전증 등 심각한 당뇨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진 췌장이식 수술이 치료 성적뿐만 아니라 수술의 안전성도 높아 췌장이식 수술이 국내에서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9일 외과 한덕종
(사진) 교수팀이 최근 췌장이식 수술 100례 돌파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췌장이식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식받은 환자들의 1년 생존율이 94%로 전 세계 췌장이식센터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의 성적과(95%)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 후 췌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해 당뇨 환자들이 인슐린을 끊는 비율을 보여주는 췌장의 1년 생존율 또한 85%로 미네소타대학병원 성적과 동일하다는 게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이다.
췌장을 이식받은 100명의 환자들 중 85명이 이식 직후부터 인슐린 주사를 끊고, 신부전증, 망막병증 등 수 십년간의 당뇨 합병증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췌장이식의 대가로 불리는 서더랜드 교수가 이끄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의 췌장이식센터는 세계적으로 최장, 최다 건수의 췌장이식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으로 지금까지 2천례 이상 췌장이식을 시행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치료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췌장이식 수술의 경우 간이식이나 신장이식 수술에 비해 치료 성적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술 방법의 개선과 면역억제제의 개발로 췌장이식 수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한 1999년 이후부터는 췌장이식의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되었다.
췌장이식 100건 중 당뇨 합병증으로 신부전증까지 동반되어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 받은 환자가 54명, 이미 신장이식을 받고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 췌장이식을 받거나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 발생 초기에 췌장만 단독으로 이식 받은 환자가 46명이었다.
신·췌장 동시 이식과 췌장 단독 이식에서 환자의 1년 생존율을 각각 살펴보면 각각 94%와 95%로 대등하지만, 췌장의 1년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87%와 82%로 신·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환자에서 더 높은 치료 성적을 보여줬다.
췌장이식을 받은 100명의 환자를 살펴보면 2, 30대가 67명으로 약 70%를 차지했으며, 소아형 당뇨병인 제1형 당뇨가 86명 성인형 당뇨병인 제2형 당뇨가 10명, 기타 질환에 의해 당뇨질환이 생긴 환자가 6명이었다.
특히 췌장이식을 받은 100명의 당뇨 환자는 평균 12년 6개월간 인슐린 치료를 하면서 당뇨병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고통 속에 살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식받은 환자를 성별로 분석해보면 남자 54명, 여자 46명. 장기 기증자는 남자 71명, 여자 29명으로 이 중 생체 기증은 11건, 뇌사자 기증은 89건으로 서구유럽에 비해 생체 췌장이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덕종 교수는 “대부분 뇌사자 췌장을 기증받아 이식하는 서구유럽에 비해 생체 췌장이식 비율이 높은 것은 국내에서 뇌사자 장기 기증이 부족 상황에서 뇌사자 중심의 췌장 이식 수술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생체 췌장이식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1992년 7월 한덕종 교수팀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신·췌장을 동시에 이식한 이후 16년 만에 당뇨합병증인 신부전증을 동반한 20대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 췌장을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국내 췌장이식 건수의 약 70%인 췌장이식 100례를 달성한 것이다.
한덕종 교수는 “췌장이식 수술은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매일 신장투석을 받아야 되는 등 당뇨 합병증 치료까지 동반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에게는 제2의 인생을 선물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교수는 “국내 기증자 부족과 췌장이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췌장이식 수술이 서구유럽에 비해 많이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국내 췌장이식의 수준은 세계적인 췌장이식센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3일 오후 2시 당뇨병 치료와 췌장이식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 외과 서더랜드 교수(전 세계이식학회 회장) 등 해외 석학을 초청해 췌장이식 100례를 기념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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