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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에도 경제가 '절대선'인가

장종원
발행날짜: 2004-02-09 06:27:51
우리나라 교육문제를 이야기할때 흔히 인성교육을 외면한 '입시교육'만을 지향하는 구조를 지적하곤 한다. 아이들은 꿈을 좋은 대학외에는 설정하지 못하고, 모의고사 성적에 목숨마저 내던질 만큼의 열정, 그래서 상·공업계열 학생들은 자연스레 또 소외받는 구조.

'좋은 대학'이라는 가치만이 강조되는 교육 현실에서는 건강한 정신도 없고, 건강한 마음도 부차적 사안일 수밖에 없다. 다만 대학앞으로 일렬세우기가 있을 뿐이다.

모든 사회에서 하나의 가치을 '절대선'으로 규정해버리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다. '절대선'에 다다르지 못하는 것은 부차적인 것으로 매도당하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절의 경제성장이라는 최고 가치에 '복지'라는 단어를 주장하는 것은 소위 '빨갱이'로 취급당하던 과거도 이를 보여준다.

한편 참여정부의 2004년 코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요약될 수 있다. 따라서 각 부서들은 '일자리 만드는 정책'들을 내놓느라 바쁘다.

복지부도 다르지 않다.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지만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 명분 아래, 시장개방과 의료산업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일자리 창출'은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인간의 생존 문제가 걸린 복지분야에서까지 경제논리를 '절대선'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해 보인다.

모든 초점이 하나에 집중하는 이 때, 복지 정책마저 이를 따른다면 그로 인해 수많은 '공공의료'의 혜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소외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건강세상네트워크가 내놓은 ‘의료시장 개방 반대와 공공의료 확충' 성명서가 더욱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도 모두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이때 너무 생뚱맞은 소리로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료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것은 '이익집단'. '변화를 싫어하는 집단'이라는 재경부의 매도에도 이들이 국민을 대신해 꿋꿋이 '반대'를 외쳐주길 바라는 것은 몇 개의 일자리와 바꿀 수 없는 국민의 건강과 생존권마저 사람의 논리가 아닌 경제의 논리도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 자꾸 불안하게 엄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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