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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통령에 그 장관?

조형철
발행날짜: 2004-03-22 06:00:07
바야흐로 탄핵정국이다. TV나 신문기사, 일상생활에서까지 이제 '탄핵'이라는 용어는 익숙해져 버렸다. 심지어 '가장 탄핵하고 싶은 동료 1순위'라는 타이틀이 기사에 인용되고 있을 정도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원인은 그의 부적절한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최근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의 언행이 매우 위험하고도 무모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화중 장관은 한 여성잡지와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인터뷰에서 "지금은 진료 행위 하나 하나에 대한 행위수가가 매겨지는데 이것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은 의사들이 의료행위를 창출해서 도둑질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을 접한 의료계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일부 민초들 사이에서는 매우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발언의 진의는 차치하더라도 표현에 있어 복지부 장관의 입장으로서 '도둑질'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일부는 부도덕한 의사들의 행태를 전체 의료계의 모습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는가 하면 장관의 의사에 대한 기본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잘못된 제도로 인해 의사들이 도둑질을 하는 것처럼 오인받을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다며 진의에 대한 왜곡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부가 의약분업 당시 의료대란으로 촉발된 사태의 책임을 언론을 통해 모두 의료계로 떠넘기고 진료비 삭감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의사에 대한 좋지않은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는 주장이 의료계에 만연돼 있는 상황에서 장관의 '도둑질'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적절한 언행이 문제가 돼 촉발된 탄핵정국에서 장관의 발언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또한 모두의 입장에 서서 비전을 보여주는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 사태에 대한 의료계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더라도 문제의 본질적인 사안을 바로보고 과오를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시민단체의 장관 퇴진압력에도 의료계가 지지입장을 보낸 것에 대한 의미도 다시금 되짚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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