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정부가 지난해 말 중증근무력증(gMG) 치료제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의 급여 문턱을 열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임상현장으로부터 '재검토' 요구를 받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신약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도, 정작 급여 기준이 환자 치료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급여확대 3개월 만에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지난해 급여 기준 설정 당시의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울토미리스의 급여 대상을 '항아세틸콜린 수용체(AChR) 항체 양성인 전신 중증근무력증(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gMG) 성인 환자까지 확대 적용한 바 있다.
당시 설정된 급여기준을 보면, AChR 항체 양성인 전신 중증근무력증 성인 환자 중 ▲MGFA Ⅱ~Ⅳ ▲MG-ADL(Myasthenia gravis activities of daily living) ≥ 6 ▲최근 1년 이내 1회 이상의 근무력증 위기가 발생해 혈장분리교환술(Plasmapheresis) 또는 면역글로불린(Human immunoglobulin G) 주사제를 투여한 경우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와 2가지 이상의 비스테로이드성 면역억제제(azathioprine, cyclosporine, mycophenolate mofetil, tacrolimus 등)를 각 3개월 이상 치료했으나 불응성이거나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해당 약제를 투여할 수 없는 경우다.
다만, 근무력증 위기 상태이거나 흉선 절제술 후 12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급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최근 1년 이내 1회 이상의 근무력증 위기로 급성기 치료(혈장분리교환술 또는 면역글로불린)를 받았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현재 급여기준 상으로는 제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호흡 마비나 삼킴 장애 등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한 뒤에야 약을 쓸 수 있게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경희대병원 오성일 교수(신경과)는 "조기 치료 전략을 저해하고 환자를 위기에 내모는 비율적 조건"이라고 강하게 개선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임상현장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모순은 '중단 기준'이다. 현재 고시는 약제 투여 중 근무력증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를 투약 실패로 간주해 급여를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근무력증 위기는 감염, 수술, 스트레스 등 약효와 무관한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임상현장 지적이다.
결국 환자는 급여를 받기 위해 '위기'를 겪어야 하지만, 약을 쓰는 도중 '위기'가 오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8주 1회 투약 '혁신성' 무색…아쉬운 논의 과정
울토미리스는 기존 보체 억제제인 솔리리스 대비 투약 주기를 2주에서 8주로 늘린 치료제다. 반감기를 4배 이상 연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의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 출시 당시부터 임상현장의 기대를 모았다.
실제 임상(CHAMPION-MG)에서도 투약 1주일 만에 일상생활 수행능력(MG-ADL)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등 효과를 입증했지만, 현재의 급여 기준으로는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문제는 이번 급여 기준이 시행된 지 불과 수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복지부 고시 개정에 따라 2025년 12월부터 급여가 적용됐지만, 시행 초기부터 임상 현장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급여 기준이 마련되면 일정 기간 처방 데이터가 쌓인 뒤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울토미리스는 도입 직후부터 쟁점이 되고 있다. 급여 확대 논의 당시 정부와 제약사, 학회 간의 유기적인 논의가 아쉬워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급여 확대가 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다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제약사 입장에서 분명한 책임이 있다. 해당 문제를 논의 때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기했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급여가 확대됐지만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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