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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중 특보와 약대 6년제

박진규
발행날짜: 2004-07-12 16:11:17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보건복지분야 특별 보좌관으로 위촉됐다는 소식이다.

특별 보좌관은 효율적인 국정운영하도록 관련분야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시로 자문역할을 하는 직책으로 종전에는 장관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았으나 노 대통령 취임과 함께 무보수 명예직으로 바뀌었다.

청와대는 김 특보가 대한간호협회장, 복지부장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으며 특히 보건복지부장관 재임시 특정 이해집단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과 조화를 바탕으로 보육업무 이관, 담배값 인상, 보건의료단체간의 갈등 중재 등 현안 과제를 무난히 처리했다고 평가했다.

또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대인관계가 넓을 뿐 아니라 탁월한 전문성과 조정력 및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어 종합적인 관점에서 자문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 특보의 발탁이 약대 6년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보건의료계 갈등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특보는 복지부장관 퇴임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전격적으로 약대 6년제 안에 대해 한의협과 약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보건의료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그런 그가 대통령의 보건의료분야 정책 자문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약대 6년제안이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약대 6년제를 간절히 원하는 복지부와 약사회 입장에서 보면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겠지만, 의협으로서는 또다른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 특보가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약대 6년제는 설득력 있는 명분 없이 합의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의사와 한약사 등 보건의료 관련 직능이 제외됐고,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될 국민들조차 참여하지 못한채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교육인적 자원부에서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를 한데 대해 다행으로 여기고 있으나 김 특보가 다시 이 문제에 관여하게 된다면 상황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약대 6년제 추진과정에서 한 교육부 관리는 이런 말을 했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정치논리에 의해 졸속 추진된 잘못된 정책은 나중에 수습할 수 없는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온다. 그래서 정책 추진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백번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약대 6년제가 국민건강과 약학의 세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길일이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중하지 못하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그르칠 수 있다. 이해 단체의 반발 여부를 떠나 과연 국민을 위해 어떤 길이 바람직한가를 생각해야 한다. 오판은 한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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