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정감사 시작 하루전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은 밤이 깊었다. 대부분의 의원실이 밤 늦도록 국감 질의서와 보도자료를 만드려는 보좌진들의 발빠른 몸놀림으로 분주했다.
특히 이날은 의원실에 얼굴을 잘 비치지 않던 의원들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국감에서 질의할 내용을 점검하고 의논하는데 여념이 없어 보였다.
이미 의약품 안전성, AIDS 혈액 유통 등 보건복지 분야의 굵직굵직한 내용은 언론에 공개됐지만, 국민보건복지에 중요한 내용을 발굴해 소개하려는 각 의원실의 열정은 엄청나다.
이러다보니 경쟁이 붙어 같은 자료를 두고, 의원실끼리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객관적 검증보다는 선전성에 의존하거나 지나친 언론플레이로 같은 당으로부터도 곱지 못한 시선을 받는 의원실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 역시 열심히 하려는 갸륵한 정성으로 봐줄만하다.
하지만 눈쌀 찌뿌려지는 다른 풍경도 있었다. 식약청이 김정숙 청장을 비롯한 고위인사들이 총출동해 20곳의 보건복지위원 의원실을 일일이 돌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국감때 잘 봐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PPA와 만두파동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식약청이기에 일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업무시간까지 할애하면서 '인사'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행동은 약간은 '오버'한다는 느낌이다.
아까운 시간. 국민에게 피해가 갈 의약품안전성이나 식품 문제점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게 낫지 않을까? 국회와 국민으로부터 먼저 지적받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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