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개원가 벼랑끝 생존전략, 해법은 무엇인가
의료서비스에 대한 공급과잉은 일선 개원가에서의 과다경쟁을 초래,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경영에 보탬이 된다면 무리한 마케팅이나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도입해서라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암의학이라던지 대체의학 등에 관심을 가지거나 이른바 돈되는 시술들을 배우려고 안간힘이다. 지난 '개원가 경영해법의 허와 실' 보도에 이어 3부에서는 개원가 경영난에 대한 개선방향을 점검하고 관련 전문가의 대안을 들어본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제1부|생존위한 '외나무타기' 운영전략
|제2부|개원가 경영해법, '허와 실'
|제3부|안전한 비상구, 대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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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선 개원가에서 경영난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하고 있는 의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보다 안전한 수익모델로 경영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고 안정적인 경영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술기는 한정적이며 본질적인 제도의 한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대한개원의협의회에 따르면 1차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원가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과 이에 따른 적정평가가 시급하다.
또한 개원가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술기에 대해 의학적 효능 검증 및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일선 개원가에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시술될 수 있도록 하는 의학회의 역활이 강조되고 있다.
개원가 경영난, 학회도 함께 노력
최근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병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체보완의학에 대해 약리학 교수, 전문연기관 관계자 등으로 실무위원회 구성, 조만간 의학적 타당성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는 의료계 자체정화 역활을 의미하는 반면 효능이 검증된 시술은 개원가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향후 의학회의 역활 강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의학회 손명세 기획조정이사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개원가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신의료기술의 개발과 이에 대한 의학적 인증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학회차원에서 조만간 위원회를 구성해 효능을 검증, 개원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기술은 제시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각 진료과별 학회의 역활도 부각되면서 개원의협의회와 학회의 공조를 통해 해당 진료과목의 생존을 모색하는 케이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소아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소아과전문의의 적정수급을 위해 학회와 함께 복지부에 기존 'n-2'에서 'n-3'로 인원감축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기존 진료과 명칭변경건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해오던 학회의 공감을 얻어 최근 진료과목 개명과 관련 여론조사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사회보험 체계안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수 없으며 제도개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의료계에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질적 문제, 시각차 좁혀야
건강보험연구센터의 '분업 전후 개∙폐원 비교'에 따르면 개원율은 분업 다음해인 2001년에는 다소 증가했으나 2002년에는 대폭 감소, 오히려 분업전보다 2.4% 낮은 10.26%를 기록했고 폐원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떠밀리기식' 개원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 폐원율은 갈수록 증가하는 데도 공급은 계속 늘어나 개원가의 과잉경쟁을 초래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와 공급 당사자인 의료계는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전혀 다른 시각으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안을 보는 시각자체가 틀리고 해법에 대한 접근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
복지부와 공단측 전문가들은 최근 개원가의 경영난과 무리한 시술 도입에 대해 의료정책에 대한 문제보다 악화된 경제여건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원은 "경기탓은 어느때나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지금과 같은 경영난의 본질은 단일 사회보험체계에서 수가에 대한 일률적인 통제를 받고있기 때문"이라며 "불리한 제도 때문에 외국병원이 국내에 진출하지 못하기에 정부에서 규제를 풀어준다며 유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임 연구원은 또 "이러한 상황에서 더이상 경영적인 측면에 대한 개선방법은 있을 수 없다"며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가로 인해 수입창출은 불가능에 가깝고 의료 특성상 원가절감이나 관리비 등을 줄이면 당장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수가결정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정부가 모두 쥐고 있으면서 개원가 폐업률 상승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차상위계층을 위한 공보험 체제와 함께 다수의 민간보험을 도입, 경쟁적 다자보험식 보험체제로 운영해야만 개원가는 시장원칙에 의해 조정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전공의 적정수급 조절방안 시급
98년 보사연 최은영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005년에 157명(한의사 포함시 184명)으로 적정 수준에 도달하고 그 이후부터는 적정 의사수를 넘어서고 2012년부터는 공급이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새내기 의사의 배출속도는 매우 빨라서 공급이 초과될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적정수준에 못미치는 의사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인기있는 전공의 편중으로 인해 과다한 경쟁체제가 성립된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개원가 경영난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효율적 분배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공의 수급을 적절히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최병호 박사는 "이미 배출된 정공의는 어쩔 수 없겠지만 향후 배출될 전문의에 대한 수급조절은 가능하다"며 "진료과별 적정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일단 전문의에 대한 적정수준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의료계도 마찬가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대개협 박재완 공보이사는 "비만클리닉이나 태반주사같은 것은 경기를 많이 타는 경향도 있지만 모두 다 하려고 하기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희소성이 떨어져 공망하는 것"이라며 "레지던트 숫자를 각 진료과별로 적정수준이 될 수 있게끔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사연에 따르면 현행 전공의 책정 방법은 병원의 전공의 수요에 기초하여, 관련 학회의 수련병원 능력 평가를 통해 전공의 수요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전문의 수급계획은 과학적이며 체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실정에 알맞게 필요한 만큼의 인력을 양성,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관리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나 현재는 전문의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유승흠 교수는 인력수급계획이 전반적인 의료체계의 방향과 목적에 부합되도록 총체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며 전문의 수급과 직결되는 것은 전공의 정원정책으로 전문의 공급은 매년 전공의 정원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향후 1차의료의 강화와 의료전달체계의 변화 등을 고려, 1차의료 의사의 분류와 규모를 결정하고 병원 전문의 수요추정, 전문과목별 수요추정 등 사회적 요구(needs)에 근거를 둔 전공의 수요추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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