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과도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한 의사에 대하여 사용자인 병원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망인은 영상의학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많은 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촬영 및 검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만성방사선 피부염이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은 계속 동일한 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였고, 그 후에 만성 방사선 피부염이 편평상피세포암(피부암)으로 이환되었으며, 결국 피부암세포가 우측 겨드랑이로 퍼지고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함으로써 사망하였다. 영상의학과 의사로 근무한 기간은 10년 가량 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병원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된 영상의학과 의사의 경우 위와 같은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적어도 망인으로부터 방사선 피부염이 발병하였음을 보고 받은 후에는 망인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었음을 알았다 할 것이므로, 다른 진단방사선과 의사를 고용하거나 병원의 물적 시설을 개선하는 등 방사선 노출량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위하여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망인 역시 영상의학과 전문의로서 방사선 노출에 의한 후유증 발병 등의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인데도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받는 등 조기에 후유증 발병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점과 방사선 피부염으로 진단받은 후에도 피고 병원에 근로 조건의 개선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아니한 점을 감안하여 피고병원의 과실을 40%로 제한하였다.
이 판결은 그 동안 많은 논란이 되어 오던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의 방사선 피해에 대한 병원측의 관리책임을 인정한 판결로써 향후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병원에 고용되어 근무하면서도 근로자로서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발생한 질병에 대해서도 그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본 판결로 인하여 병원측에 관리 소홀 및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의료기관으로서는 영상의학과 의사와 같이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근무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업무 환경 개선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매주 의료법률칼럼을 게재하는 현두륜, 최재혁 변호사는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법률상담서비스를 실시합니다.<상담 전화:02-347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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