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공부를 하지 않는 교수들에 대한 퇴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무풍지대나 다름없던 학회에서도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의학회는 지난 18일 평의원회를 열어 회원학회 정기보고서에 의한 학술활동 평가 결과 평점이 미달해 경고장을 받았으나 다시 2년 연속 60%를 넘지 않은 2개 학회를 퇴출시켰다. 이들 학회와 같은 운명이던 1개 학회는 재심결정이 나서 가까스로 퇴출은 면했다.
의학회가 학술활동 부진을 이유로 회원 학회의 인준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퇴출된 학회들은 인준이 취소된 해로부터 3년 이내에는 다시 의학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의학회 회원학회들은 학술활동을 보다 충실히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 경고장을 받았던 학회 가운데 대부분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아울러 의학회는 학술활동 평점이 90% 이상인 학회와 학술활동이 전년도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학회는 우수학회로 선정, 시상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고 있다.
의학회의 이런 움직임이 주목받는 것은 의학회가 스스로 회원학회에 대한 질 관리에 나섰다는 점이다. 의학회는 지금까지 질 관리와 산하제한은 도외시한 채 몸집만 불려왔다. 분과학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 여파로 모학회가 쇠퇴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유사학회가 너무 많아 스폰서 잡기도 어려워졌다. 이렇다 보니 질 관리가 제대로 될 턱이 없었다. 실제 지난 2004년 우수학회로 평가받은 학회는 2곳에 불과했고 경고장을 받은 학회는 27개나 됐다.
학회는 우리나라 의학의 기초이며 미래다. 따라서 학회는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 의료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의학회가 개혁의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학술활동 평가기준을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보다 강화하고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학술활동을 등한시하거나 소극적인 학회를 예외 없이 도태시킴으로서 의학회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것은 한국의료 백년대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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