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진료실 안에서 의학서적을 보아야 할지, 아니면 요양급여기준 책자를 보아야 할 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의학서적이 먼저냐, 지침이 먼저냐? 이것이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논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현희 의원은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원외처방 약제 환수논란'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홍준 의원, 원희목 의원, 이애주 의원, 강명순 의원, 임두성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들을 비롯해 의협 경만호 회장, 병협 지훈상 회장 등 의료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공청회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이날 토론회를 준비한 전현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무리한 법제화가 국민의 진료권, 의사의 처방권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의학서적을 가지고 진료를 해야할지 급여기준대로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미래의 의학을 책임질 의학도들에게 둘 중 어떤 것으로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환수법 논란에 대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인사들도 이에 적극 동감하면서 국회의 심도있는 고민을 재주문했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교과서와 진료지침을 양손에 쥔 의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과연 어떻게 해야 할 지 해법을 달라"면서 "국회에서 진정으로 깊은 토론이 이루어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 회장은 "급여기준 초과 등의 문제는 급여체계 안에서도 보험과 비보험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재정의 문제로 급여권 안으로 모두 포괄할 수 없다면, 급여가 아닌 부분들은 모두 비급여로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협 지훈상 회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답답한 심경을 쏟아냈다.

그는 "의사들이 오른손에 교과서, 왼손에 지침을 들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제도가 모순된 괴리속에 있다"면서 "의료계가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를 잘 듣고 결론을 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의 국회 재심의를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토론회가 될 전망.

토론회에는 이평수 건보공단 전 이사와 숭실대학과 강경근 교수 등이 주제발제자로, 의협 조남현 정책이사, 병협 이송 정책위원장, 약사회 이형철 부회장, 녹색소비자연대 이경환 이사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