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규모경쟁에 위기감을 느낀 중소 대학병원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려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들 병원들은 의료법 개정을 기회로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선보이며 해외환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현재 해외환자 유치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인하대병원이다. 인하대병원은 인천공항 인접 병원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외국환자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오는 15일 개소를 앞두고 있는 국제진료센터도 이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이번에 개소하는 센터에는 영어는 물론,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각 언어별 전문 코디네이터를 배치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인하대병원 이양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오는 10월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공항에서 25분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며 "이러한 최적의 지리적 위치는 국내 어느 병원도 갖지 못한 최대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영종메티컬센터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글로벌 메디컬센터는 인천공항 1단계 국제업무지역 내 6146 ㎡ 부지에 지하2층, 지상9층 규모로 미용성형, 피부과, 치과, 건강검진을 특화해 연간 3만명의 의료관광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동서신의학병원도 양한방협진을 무기삼아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특히 양한방을 혼합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특화된 마케팅 방법을 활용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5~7월까지 동서신의학병원을 찾은 해외환자는 전년보다 12%나 늘었으며 수익은 25%나 상승했다. 특히 이 중 러시아 환자가 3배 이상 늘어나 공략국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서신의학병원 이형래 교류협력본부장은 "러시아는 지역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높은 의료기술을 가진 한국의 병원을 선호한다"며 "일단 검사와 진료를 경험하면 우리의 의료기술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병원은 재외동포들을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순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노력대비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대병원은 최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회원 40여명을 초청해 병원투어를 하며 홍보하는 등 재외동포 유치에 상당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JCI를 받기 보다는 그 예산을 재외동포 등 환자유치에 쏟겠다고 공언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JCI가 순수 외국환자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우선 건대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재외동포 유치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소 대학병원들이 해외환자 유치에 발을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대형병원들의 규모경쟁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형암센터 등으로 승부수를 보기 보다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환자들은 병상수 등 규모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외국의 경우 그러한 경향이 덜하다"며 "쉽게 말해 잘 준비한다면 대형병원들과 맞붙어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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