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의사가 맨손으로 날치기범을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인물은 개원한지 막 1년여된 나길원(31) 원장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캐나다를 거쳐 독일에서 유학을 한 나 원장은 ‘흉터전문의’라는 라이센스를 가지고 1년전에 ‘메디컬컨투어’라는 흉터제거와 반영구화장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열어 운영해 오고 있다.
범죄가 일어난 지난 2일 나길원 원장은 새벽2시쯤 서울 대흥동을 지나고 있었다. 얼마 후 그는 ‘강도야’라는 주부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 직감적으로 나 원장은 범인이 도망간 곳의 반대편 골목에서 뛰어갔다.
“범인이 도망간 곳의 반대편 골목에서 기다렸습니다. 범인이 걸어오는 것을 눈치채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갔습니다. 때마침 계단이라서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올라갔고 범인은 슬그머니 돈만 챙기고 지갑은 버린 뒤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범인과 지나친 후 저는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발을 걸어 넘어뜨린후 팔을 꺽어 제압했습니다”
범인은 21살의 임모씨로 180cm가 넘는 거구였지만 나 원장은 개의치 않았다. 나 원장은 허리띠를 풀어 양손을 뒤로 돌려 묶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또 경찰이 길을 찾지 못할 까봐 범인을 끌고 큰 도로까지 걸어나가는 여유(?)까지 부렸다.
나 원장은 단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범인을 잡으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사회에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청와대 신문고나 사이버 경찰청에 신고하는 ‘정의파’이다.
교통방송 자가 통신원도 하고 있는 그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음주운전자를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창문을 열고 항의하기도 한단다. 이렇듯 그는 의사라기 보다는 열혈 젊은이 혹은 평범한 아저씨가 더 어울릴 듯 하다.
또 나 원장이 새벽 2시에 병원 홍보지를 돌리고 다닌 것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일부 의사들은 ‘병원이 어려워 의사가 직접 나서는가’, ‘새벽2시에 무슨 홍보할 것이 있냐’는 반응이었다.
그는 “일본으로 출장가는 일이 잡혀 있었는데 취소가 돼버려서 운동도 할겸 병원 홍보도 할겸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며 “내가 개원하고 일하는 직장 알리는데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마디로 경직된 사고라는 뜻이다.
그는 평소에도 진료가 없는 날이면 새벽에 홍보물을 일일이 돌리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얻는 것도 많다고 전한다.
“새벽에 돌아다니다 보면 박스를 모으는 할머니, 신문 돌리는 학생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들을 보면서 나의 위치, 삶을 생각하게 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가지게 돼 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범인을 잡은 의사로 갑작스레 언론에 노출돼 부담스러원하는 나원장은 병원 입구에 ‘방송, 잡지, 신문 인터뷰 사절’이라를 종이를 딱 붙여놓았다.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한다는 이야기에도 큰 반응이 없다.
오히려 나 원장은 “경찰청에 가서 조사받으면서 범인이 아직 군대도 안간 21살 청년인 것을 알았다”며 “한편으론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말한다. 경찰에서 주는 포상금의 일부를 범인의 사식비로 넣어주었다.
'몸싸움 때문인지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나 원장은 의사라는 특정 직역이 아닌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 더욱 자연스러워 보이는 건 아주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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