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증 수술을 받은 뒤 신경손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은 의사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이 내려졌다.
비록 수술상 과실이 없었다고 해도 수술의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환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13민사부는 최근 조루증 수술을 받은 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나타난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에게 2천만원의 위자료를 주문했다.
16일 판결문에 따르면 환자 A씨는 조루증에 대한 상담을 받으려 B병원에 내원, 음경배부신경 부분절제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수술 직후 귀두에 피멍이 들며 체액이 흘러나왔고 의사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환자를 집에 돌려보냈다.
그러나 환자는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다 결국 대학병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이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진단, 음부신경 및 교감신경 차단술과 영구적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을 받게 됐다.
그러자 환자는 B병원 의사가 시술을 잘못한데 이어 부작용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해 이같은 상황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이른 것.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의사는 진료를 행하는데 있어 자신의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며 "따라서 그 방법이 합리적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결과만 놓고 과실을 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이 사건 이전에 음경배부신경 부분절제술로 인해 복합부위 통증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발생됐다는 보고가 없었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원인이나 기전이 밝혀진바가 없는 만큼 의사가 이러한 부작용이 나올수 있다는 것을 예견했다고 인정하기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해서는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의사는 어떤 침습행위를 하더라도 환자에게 수술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문서화해 보존해야 한다는 것.
재판부는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볼때 의사가 환자에게 음경배부신경 부분절제술의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다만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나타날 가능성은 앞서 본것과 같이 예측하기 힘들었으므로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것까지 설명의무 위반으로 다루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을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끼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위자료 2천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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