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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속에도 '희망'이 있음을 알렸다"

강성욱
발행날짜: 2004-06-14 08:52:14

인터뷰 전 대한암학회 이사장 박찬일 교수

"누구의 친척이 무슨 암으로 돌아가셨다더라..."에서 부터 시작된 '암'과의 질긴 악연에서 한국 사람들의 뇌리속에는 공암증(恐癌症)이 자리잡았으며 무릇 일반인들은 '암'이라는 단어를 '죽음'으로 받아들이며 지레 포기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맞서 국민들에게 암 환자에게도 삶의 희망이 있음을 널리 알리고 조기 검진 가이드라인을 속속들이 추가하는 등 의료인들의 노력은 끊임이 없다.

6월을 암의 달로 정하고 '암(癌)중모색'이라는 제하의 캠페인을 주도한 대한암학회. 지난 2년간 일반 국민들에게 암의 실체를 알리고 충분한 치료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왔던 박찬일 이사장이 지난 12일부로 이사장직의 임기를 마쳤다.

박찬일 이사장은 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암은 곧 죽음을 뜻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 사망율이 높은 건 사실이자만 상태가 호전된 케이스도 많은데 이같은 선입견이 존재하는 한 국민들의 안위는 더욱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진행된 암중모색 캠페인 관련해 "이같은 취지하에서 국민들에게 좀 더 알리고 관심을 끌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며 "지난해 시작한 암 주간 행사가 어느 정도 일반인의 피부에 살갑게 다가갔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암중모색 행사는 바로 암환자의 투병 수기 공모.

올해 대상을 받은 백경혜씨의 경우 임신 중 유방암 선고를 받고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사연은 많은 감동을 줬다고 박찬일 교수는 말했다.

"한달동안 수기를 공모했는데 60여편이 접수됐다.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암에 대한 환자분들의 해박한 지식과 나아가 다른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하는 따뜻한 마음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본인들의 투병수기가 의사의 말보다 때론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안 아픈 이의 백 마디 말보다 병을 앓고 있던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의 암질환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암 주간 행사 이외에도 KBS 열린음악회와 함께 '암 희망 열린음악회'를 개최해 환우들과 대한암학회 회원들이 어우러진 한마당을 꾸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번에 대한암학회가 7대 암 조기검진 지침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다소 마찰이 있었다는 박찬일 교수.

"기존 국립암센터와 관련 학회에서 만든 바 있는 5대암 조기검진 지침에 최근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폐암, 전립선암에 대한 지침을 덧붙여 7대 암(5+2) 검진지침을 발표했는데 이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자그마한 오해가 생겼다"고 박 교수는 해명했다.

"5대암 검진 가이드라인을 대한암학회의 치적으로 포장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기존 암 이외에 위험요소가 다분한 호발성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코자 폐암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기존 국립암센터의 5대암을 같이 담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의 암학회 이사장 활동에 대해 "그저 대한암학회의 위상을 높히고 국민들이 암에 대해 잘 알수 있게 열심히 해왔다"고 말하는 그.

차기 이사장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대한암학회 회원 모두가 대한암학회 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모두들 공감하고 있다"며 "차기 이사장 본인의 소신대로 대한암학회를 이끌어 가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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