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의료정책실 권용진 교수는 의약분업 10년이 경과하면서 기관분업의 목적이 달성됨에 따라 직능분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용진 교수
권용진 교수는 20일 오후 7시 서울대 암연구소 2층 이건희홀에서 개최하는 ‘의약분업 10년의 교훈’ 제6차 함춘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제발표한다.
권 교수는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의-약 단체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보건의료 문제 전반에 걸쳐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보건의료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정부는 의약분업의 정책 목표에 대한 평가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사실상 정책주도권을 상실하고 의-약 단체를 설득할만한 보건의료정책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약분업 정책의 핵심이었던 약국의 불법진료 감시가 정부 주도로 이뤄진 적이 없고, 오히려 복지부가 나서서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의약분업 정책의 표면적 과제였던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는 일방적으로 의료계 압박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약국 리베이트는 조사하거나 규모 파악조차 시도하지 않았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의료계 역시 의약분업 이후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회장 직선제 이후 회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됐고, 권력지향적인 정치집단이 발생했으며,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의료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적 행태로 인해 내부 갈등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의약분업 개선방안으로 우선 불법진료 차단 및 일반의약품 국민 선택권 보장을 꼽았다.
권용진 교수는 “약국 약사들의 모든 상담행위를 불법진료로 볼 수 없지만 국민들의 일반의약품 진열장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약국의 불법진료 존재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권 교수는 의약분업의 원칙 준수와 현행법 준수,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라는 측면에서 △유명무실화 된 불법진료신고센터 적극 운용 △약국내 일반의약품 진열장에 대한 국민 접근성 확보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교수는 “의약분업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분업 자체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하지만 드러나고 있는 국민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관분업의 목적이 해소됨에 따라 3세 미만의 소아, 70세 이상 노인, 거동이 불편한 질환보유자 등은 기관분업의 예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권 교수는 의원협회 설립을 통한 의료계 전문가단체와 이익단체의 위상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가 의료법상 의료기관 중 병원을 회원으로 하는 기관조직인 반면 의원을 회원으로 하는 기관조직이 부재해 의원협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의원협회는 수가계약, 의원의 권익신장을 담당하고, 의사협회는 의사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교육관리, 윤리교육, 윤리위원회 운용, 정책개발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진 교수는 “의료계는 전문가단체로서 위상 강화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약계는 의약분업 원칙에 입각해 영역확대보다 분업의 중대 원칙인 약국진료를 줄이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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