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의협회장 선출방식을 간선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정관개정안을 대의원총회에 다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부 회원이 제기한 간선제 무효 확인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지만, 언제 판결이 날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임시총회를 소집하거나 내년 4월 정기총회에 정관개정안을 재상정 처리함으로써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차기 회장선거는 반드시 간선제로 치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이런 발상은 회원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대의원들의 의견을 받들어 간선제를 밀어붙이겠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대의원회는 2심에서 패한 간선제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간 것에 대해 "간선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킨 대의원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협회장 선거제도가 대의원만의 문제일 수 없다. 선거제도는 대의원의 것이 아니라 전체 회원들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비록 극히 일부지만 소송을 낸 회원들이 대다수 회원의 지지를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꾸만 불거지는 선거제 논란은 의사협회의 지도력과 구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불렀다. 대의원회의 책임이 큰 것이다. 그런데도 대의원회가 간선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은 더욱 큰 혼란과 분열만 초래할 뿐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원들과 의사협회 집행부간 갈등이 커지면서 혼란도 일 것이 뻔하다. 대의원회는 지금이라도 간선제 논의를 중단하고 민심을 올바로 읽는데 주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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