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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처방 벌금형 한의사, 항소에 위헌신청까지 했지만…

박양명
발행날짜: 2016-01-12 10:31:46

서울중앙지법 "의료법 33조 1항, 대면진료가 원칙"

'의료인은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예외 상황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의료법 33조 1항)

환자에게 전화로 처방을 내렸다가 벌금형을 받은 한의사가 항소를 제기하며 의료법 33조 1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수일)는 최근 전화로만 문진 후 다이어트약을 처방해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50만원 형을 받은 한의사 유 모 씨가 제기한 항소심과 위헌심판제청을 기각했다.

유 씨는 "직접 환자와 전화로 상담해 환자 상태에 맞는 처방에 관한 판단을 의료기관에서 했고 약도 의원에 보관된 것을 사용하는 등 주요한 의료행위는 의원 안에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법 33조 1항은 대면진료만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의료기관 안에서 이뤄진 전화진료 등 대면진료에 준하는 정도의 진료도 포함하는 의미인지 불분명하다"며 명학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유 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화통화를 통한 문진만으로는 의료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오진 가능성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는 의료인이 환자를 대면하지 않음으로써 시진, 청진, 타진, 촉진 등 방법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화통화로 문진으로만 진료하는 것은 의료법이 정하는 의료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의료수준을 고려할 때 전화로 문진 등 환자와 대면하지 않은 진료 방법으로는 대면진료와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법 33조 1항은 의료기관에서 환자와 대면해서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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