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의사 17인의 성공과 고민을 담은 책 <올 댓 닥터, 나는 의사다>가 발간됐다.
이 책에 소개된 의사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의료진으로 최상의 진료를 향한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을 담아냈다.
책의 첫 페이지는 고 이태석 신부(인제대 의과대학 졸업)가 장식했다. 그는 군의관 생활을 마치고 다시 광주 가톨릭대에 입학, 신부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길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의사로서 배운 것을 좋은 일에 쓰기 위해 수도원에 들어왔다"면서 수도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보살폈다.
우연히 방문한 아프리카 수단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라는 영감을 받고는 정착해 수단의 어린이들에게 의사이자 선생님이자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곁을 지켰다. 자신이 대장암에 걸린 사실도 모른 채.
이 책은 이태석 신부가 보여준 봉사와 희생정신에서 환자를 진심으로 위하는 의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책 <올 댓 닥터, 나는 의사다>는 서울대학교병원 이춘기(정형외과)교수를 척추측만증 수술의 일인자라고 소개했다.
매년 400건 이상 척추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로 누구보다 수술 스케줄이 빼곡하지만 수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의사라고 했다.
이 교수는 "디스크 환자라고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디스크는 특별한 치료 없이 3~4주정도 안정을 취하면 낫는다. 수술은 보존적 치료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책은 그의 보수적인 치료를 두고 "이 교수가 척추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이유는 초고난도 수술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책은 대한의학회장, 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으로 더 유명한 김성덕 중앙대학교의료원장이 걸어온 길을 되짚었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대수술을 맡은 의사들은 누구나 마취 의사로 김 원장이 함께 수술실에 들어가 주기를 바랄 정도로 그의 실력은 정평이 나 있었다.
서울대병원에 부임해서 그만둘 때까지 오전 7시 이후에 출근한 적이 없고 연구실 불은 가장 늦게 꺼졌다.
그는 이후 보라매병원장을 역임하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에서 병원 경영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인정을 받았다.
김 병원장은 먼저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서울시의 투자 유치부터 시작했다. 또한 시설만으로 좋은 병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병원 구성원의 마음을 살피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시설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니 병원이 바뀌었다. 내원 환자가 급증한 것은 당연했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박용현 전 서울대병원장의 추천으로 중앙대의료원장직을 맡았고, 그가 부임한 이후 빅3, 빅5 병원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중앙대의료원은 진료를 특화하고 최고의 의료진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김 원장은 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김 원장은 이 책을 통해 평소 느꼈던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격차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책 <올 댓 닥터, 나는 의사다>에는 이 밖에도 김승철 이대목동병원장, 김찬 아주대병원 신경통증클리닉 교수,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이승규 아산병원 외과 교수, 이춘기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승복 존스홉킨스병원 재활의학 수석전문의 등 의료진의 스토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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