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서 5년 안에 우리나라 1위, 10년 안에 세계 1위가 될 겁니다. 100년, 200년 내내 영속하는 병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58)의 꿈은 컸다. 단순히 의원을 개원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 대신 세계적인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개원 했다.
양 원장은 “의원만 운영했다면 돈은 많이 벌었겠지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적다”며 “병원을 운영하면 컨퍼런스를 열고, 후배의사를 가르치며 나 자신도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양주, 서울 강동에 있는 양병원의 시작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86년 경기도 구리 ‘양외과 의원’에서 시작된다.
개원을 한 후 실패를 하면 앞으로 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2년 동안 응급실까지 운영하며 24시간 진료를 했다.
이때부터 양원장은 빚을 내고, 2~3년 후 갚고, 다시 빚을 내 병원을 확장 하는 빚과의 전쟁을 반복한다.
양 원장은 의원 개원 2년 후 조금 더 큰 땅을 사게 됐고 병원을 짓고 싶어졌다. 그는 당장 실행에 옮겼다.
땅을 사고, 병원을 짓기 위해 진 빚은 4억원에 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1990년 40병상의 병원을 완공했다. 양 원장이 이렇게 병원 짓기를 갈망했던 계기가 뭘까?
“혼자서 의원을 열었을 때는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동료 의사가 여러 명이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양 원장의 꿈은 커져 갔다. 5억원의 부채를 지고 1996년 경기도 남양주에 100병상에 가까운 양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듬해 찾아온 IMF에 병원 역시 휘청했다. 집에 생활비도 거의 못 가져다주고 매달 몇천만원의 적자를 보는 시기였다.
양 원장은 “당시에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6개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고 낮에도 완전히 무표정을 하고 의욕을 상실한 사람이 돼 버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1998년 다시 나라가 IMF를 극복하면서 병원도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고 99년 가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었다.
큰 병원을 가지고 싶다는 꿈은 서울 진출로까지 이어졌다. 남양주와 가까운 강동쪽에 병원을 짓기로 결심한 것. 2005년 3월 문을 연 서울 길동 양병원도 개원 첫 해에는 20억원의 적자를 봤다. 서울 양병원도 2007년 말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경기도와 서울에 자리를 잡은 양병원은 대장항문전문병원으로서 대학병원에 준하는 실적을 쌓기 시작했다.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 수술을 잘 하고 비용도 저렴한 병원’ 전국 2위, ‘수술 후 퇴원까지 입원기간이 짧은 병원’ 5위를 기록했다.
서울양병원은 수술건수가 2005년 763건에서 2010년 2673건으로 6년 사이 3.5배 증가했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2011년 6월말 현재 800례를 돌파했다. 외래환자도 2005년 1만7000명에서 2010년 7만500명으로 약 4배나 늘었다.
양 원장은 “병원을 찾은 환자의 5%만 다시 찾아와도 수익이 올라간다”며 “환자 만족을 위해서는 정도를 가면 된다. 환자에게 진심을 다하고, 병을 잘 고칠 수 있도록 실력을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양 원장이 다른 전문병원과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것이 출판부 운영과 양아카데미다.
양 원장은 의사들에게 적어도 책 한권씩은 지어내라고 독려한다. 양 원장이 직접 지은 책들도 ‘닥터건강검진’, ‘만화 소곤소곤! 대장암’, 양박사의 건강교실’ 등 다수다.
직원들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독서대학’을 운영한다. 책값을 지원하고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하면 책값을 돌려받는 것이다.
또 영국 세인트막 병원 교육과정을 우리 현실에 맞게 옮긴 교육과정을 개설해 위대장 내시경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의사는 병을 잘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대장내시경 교육에는 1~2년이 걸리고, 최신 외국논문도 리뷰하면서 실력을 쌓고 있습니다.”
“수가 너무 낮은 현실, 경영인 어깨 짓누른다”
그는 외과, 특히 대장항문외과 의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치질 수술 30건 이상, 외래환자 진료 20명 이상, 위대장 내시경을 할 수 있어야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과 수가가 너무 낮은 것도 경영인 어깨를 짓누르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한탄했다.
양 원장은 “직원들의 월급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수가는 1% 올랐다”며 “의료인력의 월급이 자꾸만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제(control)하는 것이 없어 병원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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