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 내부 고발자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주승용 의원 주최로 열린 '불법 사무장병원·약국 근절 및 자진신고 활성화를 위한 입법공청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특히 ▲의료인이 사무장병원을 내부고발한 경우 자격정지를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의료법 개정안 ▲사무장병원의 부당 청구 환수 조치를 포함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주로 논의됐다.
주승용 의원은 "사무장병원을 적발해도 의료인만 처벌하고, 실 소유자는 처벌받지 않아 이들 병원이 독버섯처럼 뻗어나가고 있다"며 "허위청구 등으로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 의원이 내놓은 대책은 불법 사무장병원인지 모르고 취업한 의료인이 해당 병원을 제보한 경우 그 의료인에 대해 처분을 경감 또는 면제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만호 의사협회 회장도 축사를 통해 "사무장병원 근절 방법은 내부 고발밖에 없지만 고발하면 의료인은 부당 청구의 환수 조치를 받는다"면서 "실효성을 위해서는 내부 고발자를 구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분당서울대병원 이경권 교수(변호사)는 "사무장병원은 경제적 유인을 없애는 것이 근본적이 해결책이다"며 "부당청구를 환수할 경우 해당 사무장에도 부당이득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당 이득의 징수를 요양기관에 한정한 건강보험법을 개정해 소유 명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소유자 등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를 징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한편 의사협회 유화진 법제이사는 사무장병원에 대한 내부고발을 활성화 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설명했다.
유 이사는 "사무장병원 근절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자가 그 사실을 신고한 경우 신고자에 대해 자격정지를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무장병원의 피해 사례를 발표한 오성일 계양실버병원장은 "사무장병원은 조직폭력배나 지역 유지 등과 연관 돼 있다"면서 의료인 고발자의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배금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수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배 과장은 "선의의 피해자 구제안에는 찬성하지만 미리 사무장병원과 결탁한 악의적 의료인을 어떻게 선별해 낼지 문제"라면서 "의료인의 처벌 경감이 사무장병원 취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주승용 의원이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취합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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