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보건의료원에서 응급의료관리료를 면제해 주는 '위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기동훈)은 응급의료관리료 면제가 환자 유인행위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고발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기동훈 회장
18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보건의료원(전국 11개)에서 응급의료관리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 주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응급의료관리료'란 응급 증상 또는 이에 준하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환자가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환자에게 물리는 본인부담금이다.
일반 환자에게 이를 부담토록하는 것은 응급실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혼잡을 감소시켜 응급증상 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기 위한 것.
하지만 일부 응급의료기관에서는 일반 환자 유치를 위해 이를 면제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대공협 기동훈 회장은 "전북에 위치한 모 응급의료기관이 최근 환자들의 항의에 응급의료관리료를 되돌려 줬다"면서 "이후 현지 기관에서 일하는 공보의들에게 관리료를 받지 말도록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응급의료의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할 보건의료원이 나서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는 "응급의료 수가를 받는 기관이 일반 환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환자 유인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보의들로부터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대공협 조영대 부회장 역시 이번 문제가 단순히 일회성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 해에도 이와 유사한 응급의료관리료 면제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났다"면서 "면제가 보건소장 등 윗선의 개입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법 상 1만 8천원의 응급의료관리료의 면제나 할인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면서 "공보의들이 돈벌이 수단에 내몰리고 있는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국 응급의료기관에 면제 행위 중단 요청 공문을 보내겠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할 시에는 고발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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