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는 14일 전국 41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을 대상으로 올해 2월 퇴임을 앞둔 교수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의약분업 당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서울의대 김현집 교수 등 46명이 정년퇴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목 디스크 수술의 대가인 김현집 교수는 의약분업 당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을 맡으며 의사 권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가족들의 척추질환 치료에 가장 맡기고 싶어 하는 의사로 주저 없이 그를 꼽는다.
서울의대에서는 김 교수 외에도 내과학교실 김병국 교수, 건강정신의학과학교실 김용식 교수, 흉부외과학교실 김주현 교수, 외과학교실 오승근 교수, 영상의학과 장기현 교수가 정년퇴임한다.
김병국 교수는 한국 혈액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990년에는 폐까지 전이된 대장암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한수혈학회, 대한혈액학회장을 지냈고, 한국암연구재단 이상을 맡고 있다.
김주현 교수는 1980년대 심장분야 위주였던 흉부외과에 폐·식도외과를 전공하며 매진해 왔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 폐식도외과학회장으로 활동했다.
진단방사선과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선 장기현 교수는 대한영상의학회장,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장을 지냈다.
가톨릭의대는 정년퇴직자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병리학교실 김상호 교수, 내과학교실 정인식 교수, 외과학교실 임근우 교수, 정형외과학교실 옥인영 교수, 마취통증의학교실 임용걸 교수, 소아과학교실 오창규 교수, 방사선과학교실 박석희 교수가 22일 퇴임식을 갖고 의대를 떠난다.
김상호 교수는 정년퇴직 교수들 중 가장 오래 재직했다. 41년을 가톨릭의대 발전에 힘썼다. 의대 교무부처장, 한센병연구소장, 산합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정인식 교수는 대한소화관운동학회장, 대한소화기학회장,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임근우 교수는 30년 10개월 동안 가톨릭의료원에 재직하며 성바오로병원 의무원장, 의정부성모병원장을 지냈다. 임용걸 교수도 29년을 근무하며 성빈센트병원 진료부장, 의무원장 등의 주요보직을 거쳤다.
옥인영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오창규 교수는 한국폐동맥고혈압연구회 회장을, 박석희 교수는 대한영상의학회 감사를 지냈다.
연세의대에서는 이비인후과학교실 정명현 교수가 떠난다. 정 교수는 198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아이비인후과학을 세부전공으로 시작해 발전시켜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의사국가시험위원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장을 지냈다.
성균관의대에서는 내분비내과 김선우 교수, 산부인과학 이제호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흥재 교수가 퇴임을 앞두고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는 환경의생물학교실 등영건 교수, 예방의학교실 차봉석 교수, 흉부외과학교실 이종국 교수가, 고려의대는 산부인과학교실 이규완 교수, 영상의학교실 정규명 교수가 정년퇴임한다.
한양대의대에서는 소화기내과 이민호, 내분비대사내과 김태화 교수가, 이화의대에서는 피부과 명기범 교수, 흉부외과 최수승 교수가 퇴직한다.
건국대 의무부총장 및 의료원장을 지낸 소화기내과 이창홍 교수와 산부인과 이효표 교수도 건국의대 정년퇴임교수 명단에 올랐다.
경희대 의대에서는 무릎관절분야 권위자인 정형외과 배대경 교수와 외과 고석환 교수가 퇴임한다.
순천향의대는 임상약리학교실 염윤지 교수, 정형외과학교실 이병일 교수, 신경외과학교실 최승관 교수, 외과학교실 조무식 교수가 퇴임한다.
한림의대에서는 이비인후과 안혜영 교수, 순환기내과 임종윤 교수, 흉부외과 홍기우 교수, 비뇨기과 최낙규 교수가 은퇴한다. 조선의대에서도 진단검사의학과 박영진 교수, 생리학교실 윤평진 교수가 정년퇴직한다.
이 외에도 ▲아주의대 안과학교실 유호민 교수 ▲원광의대 산부인과학교실 민부기 교수 ▲전남의대 소아청소년과 황태주 교수 ▲전북의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양근 교수 ▲경북의대 알레르기내과 김능수 교수 ▲부산의대 내과학교실 박순규 교수 ▲인제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김철호 교수가 정년퇴임할 예정이다.
퇴임 후에도 환자 사랑은 계속…음악공부, 선교활동도
이들 교수 중 상당수는 퇴임 후에도 진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김용식 교수는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장기현 교수는 부천 순천향대병원에서 진료를 계속한다. 가톨의대 정인식 교수도 여의도성모병원 건진센터에서, 임용걸 교수는 성빈센트병원에서 근무를 계속한다.
이화의대 명기범 교수도 학교를 떠나 건양대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이어 나간다. 한양의대 이민호 교수 역시 촉탁교수로 한양대병원에서 다시 근무한다.
전남의대 황태주 교수는 화순노인전문병원장으로 재직할 예정이다.
한편, 의료활동 외에 평소 관심분야에 매진을 하겠다는 교수도 있었다. 평소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화의대 최수승 교수는 음악공부를 보다 더 심도 있게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가톨릭의대 옥인영 교수도 의료를 포함한 다양한 방면으로 선교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명철 교수 길병원 원장 내정, 명예퇴직
한편, 2월 퇴직교수 명단에는 2명의 이름도 들어있었다. 서울의대 핵의학과학교실 이명철 교수와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한중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핵의학의 살아있는 역사 이명철 교수는 가천의대 길병원 신임원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핵의학 전문의제도를 1995년 확립했다. 우리나라 핵의학이 세계학계 리더로 인정받은 세계핵의학회장(2002~06년)을 지냈다.
의사 출신 대학 총장을 지낸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은 정년까지 한학기를 남겨놓고 명예퇴직한다. 아직 거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대통령 자문 21세기 위원회,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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