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급여항목인 '평형기능검사(전기안진검사)'를 했다면 이를 급여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심평원은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사용한 후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한 120개 병의원에 대해 62억원을 환수했지만 의료기관의 집단 행정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무리한 삭감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6일 신촌연세이비인후과 정운교 원장을 포함한 이비인후과, 신경과 전문의, 종합병원 등 58개 병의원과 원장들이 심평원을 상대로 청구한 요양급여환수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들은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이용한 '평형기능검사(전기안진검사)'를 한 후 심평원에 요양급여 또는 의료급여 비용을 청구해 왔다.
평형기능검사는 2001년 1월부터 요양급여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심평원은 2011년 3월 이비인후과, 신경과를 포함한 의료기관들이 2005년 6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사용해 전기안진검사를 했지만 이를 비급여 항목인 '비디오전기안진검사'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의료기관은 심평원으로부터 요양급여, 의료급여 무더기 환수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심평원은 120개 병의원이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사용하고도 12만 4천건을 급여로 부당청구했다며 62억원을 환수했다.
그러자 이들 58개 의료기관과 전문의들은 환수처분에 불복, 심평원을 상대로 집단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이들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진료에 사용한 의료기기에 따라 급여, 비급여를 구분하는 게 아니라 의료행위가 어떤 종류인지에 따라 급여, 비급여를 구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검사 내용이 급여 항목인 전기안진검사라면 급여 대상으로 봐야 하며, 이 검사를 비급여 항목인 비디오전기안진검사로 간주해 환수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비디오전기안진검사를 하는 모습
과거에는 전기안진기로 전기안진검사를 했지만 10여년 전 비디오전기안진기가 도입되면서 현재는 이를 사용한 전기안진검사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진료에 사용한 의료기기의 종류에 의한 것보다 의료행위의 종류에 따라 급여나 비급여 항목을 구분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어 재판부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디오전기안진기와 전기안진기로 동일한 검사를 실시하면 그 결과도 동일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는 환자에게 동일한 의료행위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또 재판부는 명백히 비급여 항목으로 규정된 의료행위가 아니라면 검사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복지부 고시에서 비급여 항목인 비디오전기안진검사에 대한 행위설명을 따르더라도 안구의 3차원적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검사를 한 때만을 의미한다고 볼 여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보험급여가 되는 전기안진검사만으로 어지럼증 등의 원인이 밝혀지면 검사를 마치고 치료에 들어가지만 이 검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비급여인 비디오전기안진검사를 시행한다.
재판부는 "비디오전기안진기를 통한 검사후 급여와 비급여 부분을 분리해 청구하는 것은 전기안진검사만으로 어지럼증 등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에 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급여 부분과 비급여 부분의 검사 내용이 구별되기 때문에 이중으로 비용을 청구하거나 과잉진료를 통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비디오전기안진기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수평수직운동만을 검사한 전기안진검사는 급여항목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심평원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소송에 참여한 송병호(미래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과거 10년 이상 건강보험이 적용된 검사를 하루 아침에 환수하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심평원이 이 검사를 보험급여로 불인정함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해당 검사비를 비급여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로 인해 환자들은 같은 검사를 받고도 많게는 10만원 이상 추가 부담해 온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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