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에서 의사협회 대변인과 전국의사총연합 대변인으로, 더 나아가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한 인물.
내달부터 국회 의원회관에 둥지를 트는 문정림 의원은 이제 '직업 정치인'이라는 변신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4·11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1번에 배정받으며 일찌감치 국회 입성을 예약했던 문 의원을 만나 향후 의정 활동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한다. 의료계에서 일하던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어떤가.
=진료 현장은 치유의 공간이다.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배려하고 상처주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정치가 이뤄지는 공간은 다르다. 정치라는 것은 치밀하고 계산적인 부분이 있다.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정치 싸움도 종종 보지 않는가. 정치인으로서 느끼는 중압감, 책임감은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 다르다. 정치권에서도 희망이라는 말, 배려라는 말이 쓰일 수 있는 덕목이 됐으면 한다.
▲입법활동을 통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의료계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의료계는 의사-환자의 신뢰를 찾고, 의사로서 존경을 받고 싶어한다. 자긍심을 찾고 안전한 진료현장에서 소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하다.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법안처럼 기본적으로 진료 현장에서 의사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틀을 만드는 일에 힘을 쓰고 싶다. 의료인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 장치 마련은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단초가 될 것이다.
▲자유선진당에 둥지를 틀었다. 정당의 색깔과 자신이 가진 정치 색이 맞는가.
=지금은 민생이 워낙 중요한 시기이다. 국가 안보와 헌법적 가치의 근본을 지키는 일은 자유선진당이 잘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런 '따뜻한 보수'는 내가 살아온 가치, 환경과 잘 맞는다.
자유선진당이 추구하는 가치는 새누리당보다 좀 더 서민의 눈높이에 가까이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선진당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닌 바닥에서 위를 바라보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학자에서 의협 대변인으로,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 그간 많은 변신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명예만 쫓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수로서 연구와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성실히 하면 조금씩 더 큰 일이 내게 주어졌다. 교수에서 의료계 일에 몸을 담게 된 것은 주어진 일에 'No'라는 대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예를 쫓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결코 아니다. 소아 재활 분야뿐 아니라 의료정책 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이 국회 입성을 이끌었다.
▲19대 국회의원에 같이 당선된 의사 출신 의원들과의 친분이 궁금하다.
=박인숙 의원은 여의사회에서 같이 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아왔다. 당선되기 이전부터 선배님으로 모시고 있다. 신의진 교수와는 전공에서 일정 부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맡은 소아 재활 분야와 신 의원의 소아 정신과는 '재활'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강의 연자로도 종종 만남을 가졌다. 김용익 의원은 실제로 뵌적은 없다. 정의화, 안홍준 의원과는 의협 행사 등에서 자주 보았다.
▲정치 색깔에서 김용익 의원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익-문정림의 대결 구도에 부담감은 없나.
=김 의원과 개인적으로 대척점이나 정치적 지향점에 찬성, 반대에 의견은 아직 없다. 김 의원이 의료관리학의 경험 등 소신과 정치 철학은 그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깊게 관여한 (의약분업과 같은) 제도가 과연 국민 전체에 바람직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김 의원은 교육과 연구를 많이 했지만 진료 현장에 대한 인식은 아쉬움이 크다.
(의약분업 제도에서) 의료 현장의 고충을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정책 방향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의사-환자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의사는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과 나는 가치 추구와 정책 방향이 다를 것이다.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데 기본적으로 진료 현장의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회의원으로 첫 발이다. 어떤 정치인을 지향하는가.
=복지 중에서도 의료가 국민 삶에 중요 화두가 된 세상이다. 국민과 의사와 정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되,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하겠다. 재활의학 전문의이지만 의료 정책에서도 일한 경험이 풍부하다.
의협과 의학회 활동이 10년을 넘어간다. 의료 현장과 협회에서 일한 경험이 의정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다만 아직 정치인으로서의 감각은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치권에서 과연 진심이 통할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진심이 통하는 정치를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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