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국내 민간 싱크탱크인 현대경제연구원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4.0%에서 3.5%로 0.5%포인트 떨어뜨렸다.
지난 5월에는 KDI(한국개발연구원)가 3.8%에서 3.6%로, OECD가 3.5%에서 3.3%로 각각 전망치를 내렸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의 변화로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져 성장률이 4월 전망치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3.25%에 그칠 수 있다"며 성장률 전망을 낮출 것을 시사했다.
우리가 생활주변에서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는 그 심각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향후 경기가 더 하락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제를 크게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외부여건으로는 역시 유럽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회복세의 미미,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경기부양 불확실성 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미 신문과 방송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제목 정도의 언급만 해도 별로 이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안다. 결국 세계경제의 여건은 얼마나 빠른 시기에 유럽의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히느냐이다.
한국 경제 내부의 문제
하지만 한국 경제 내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앞으로의 기대는 더 불투명하다.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 특성상 세계시장의 침체는 대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팔리지 않는데 무작정 물건을 만들 수 없을 것이고 그런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하는 것은 무모하기 때문이다.
마치 환자가 없는데 시설을 늘이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더구나 건설투자도 미약하고 소비여건의 악화, 무역 증가세 및 무역수지 흑자 규모 감소 등은 이미 통계로도 나타난 자료들이다.
주력인 무역부문에서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증가율이 작년 19%에서 올해 4.5%로, 수입증가율은 23.3%에서 6.9%로 떨어지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308억 달러에서 올해 196억 달러로 줄어들고 경상수지 흑자도 265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쪼그라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上底下高)는 단순히 우리만의 기대였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수정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변동성이 심한 환율은 다행이 소폭절상에 그칠 것이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환율로 여러번 놀란 한국은 안심하지 못할 것이다. 다행이 물가는 작년 하반기와 올 초반의 걱정이 여러 방면에서 도와준 결과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론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위기 이후의 모습
한국은 항상 위기 속에 있었다. 내부적 문제가 아니면 외부, 미국이 아니면 유럽, 경제가 아니면 정치, 물가가 아니면 외환, 부동산이 아니면 가계 대출 등의 문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문제가 뭐라는 말은 많이 하고 원인은 짚어내면서도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해 오히려 위기를 넘기고 나서 문제는 더 고질병으로 남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번에도 미국발 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교훈은 많이 얻는 것 같지만 대책은 무성하지만 또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근본적인 원인 처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을 내외수 불활형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한 경제라고 평가를 내리면서 문제를 찾는다.
그렇다면 분명히 그렇게 인정하는 구조 속에서 출구를 찾는 것은 무엇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외여건 악화와 국내 경기 부진에 대응한 '시급한 경기활성화와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경기회복세 유지와 소비 여력 확대를 위한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 건설 및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정책지원 강화, 대외위험 관리를 통한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TA 활용극대화와 신성장 국가에 대한 진출 지원 확대와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재정계획 수립 및 대중소기업의 동반 세계화 등 정책노력 지속도 당부했다.
이러한 거기경제 분야의 정책 노력이 국내 문제의 핵심인 복지정책과 어떻게 잘 어울려 가느냐가 현실적인 당면과제이기도 하고 대선을 앞둔 후보자들의 경제 전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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