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는 의료계의 과거의 다양한 모습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 'Back to the 의료계'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806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병원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지하 3층 지상 19층의 병원에는 여러가지 현대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1972년 5월 3일 '대한 뉴우스'는 이렇게 시작한다.
흑백 TV에서 방영된 한양의대 부속병원의 전경은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최신식 병원의 모습 그대로였다.
1972년 한양대병원 개원 당시 전경.
뉴스에서 한양의대 부속병원의 개원 소식을 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30억원을 들여 건평 1만1천평의 본관과 진료과 15개, 교직원 300명으로 시작한 병원은 지금 시대에서 보면 초라한 규모지만 당시에는 동양 최대 규모였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은 1976년 500병상에서 1981년 800병상, 1992년 1100병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발전하며 신문 지면에도 종종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1980년 한양대병원은 소위 잘 나가는 대학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지도를 갖췄다는 것이 당대의 평가.
종합·대학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막기위해 당시 정부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외래환자본인부담률을 50% 인상했지만 몰려드는 환자는 줄지 않았다.
당시 한양대병원의 외래환자수는 하루 평균 1천명 수준. 하루 환자 진료 능력이 700~1000명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얼마나 문전성시를 이뤘는지는 미뤄 짐작이 간다.
병상 점유율 역시 800병상에 760명이 입원해 9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다. 특진을 요구하는 환자가 거의 절반에 달해 일부 이름난 교수들의 특진은 두 세달을 기다리는 것이 예사였다.
찾아온 위기…노조 갈등과 대형 종합병원의 탄생
잘 나가던 한양대병원에 위기가 찾아왔다.
1980년대 시대에 흐름에 따라 탄생한 노동조합과 그에 따른 진통들이 그것이다.
1989년 한양대병원의 외래 진료 마비 사태는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1989년 4월 한양대병원 노조는 단일호봉제실시, 기본급 인상, 가족수당신설 등을 요구하며 병원측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이후 700여명의 노조원들은 2교대로 휴가를 강행하면서 병원외래 업무는 거의 마비 상태에 빠졌고 이는 당시 주요 신문에 머릿기사에 오를 정도로 사회적 이슈를 불러왔다.
대기업이 모체가 돼 탄생한 대형 종합병원의 성황도 발목을 잡았다.
1990년을 전후로 재계 1, 2위를 다투던 현대와 삼성이 잇따라 병원업에 진출하면서 병원계는 큰 변화의 바람을 맞이한 것.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과 '환자는 고객'이라는 모토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병원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고 단숨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100년을 이어온 전통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어 성수대교 붕괴로 인한 한강 이남과의 교통 단절과 1998년 터진 IMF 등도 발전을 거듭하던 한양대병원에도 거스를 수 없는 위기로 찾아왔다.
새로운 비전 선포식…재도약 향한 도전
지난 몇년 동안 한양대병원은 내외부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못해 잠시 움츠렸다.
하지만 올해 불혹의 나이를 맞은 한양대병원은 새로운 비전 선포식을 갖고 재도약을 향한 도전을 약속했다.
비전 선포식에서 이춘용 병원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암센터 건립 등 '최첨단 대학병원'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병원에서 중요한 것은 수술이지 감기 치료가 아니다. 대학병원 위상에 맞도록 1000병상 확충과 함께 암센터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이 원장의 말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초일류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대 최대의 임상술기센터와 해외 유수 의과대학과 연계한 국제화 프로그램 등 선진적인 의학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의료인을 양성하고 있다.
각종 질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각 분야별로 특화된 장기이식센터, 감상선, 두경부중앙센터, 류머티스 관절염 임상연구센터, 난치성 신경계질환 세포치료센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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