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대병원들이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지원받아 분원 설립에 나서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세종시 입주를 두고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타당성 논란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충남대병원은 10일 송시헌 원장과 교직원 2004명의 서명을 받아 세종 충남대병원 추진 결의문을 발표했다.
세종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충남대병원이 하루 빨리 분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 결의문의 골자다.
충남대병원이 이렇듯 결의문까지 발표하며 세종 분원 설립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서울대병원과의 경쟁 구도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분원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500병상 규모의 분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충남대병원은 이미 타당성 조사까지 끝낸 당진 분원 설립을 유보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청과 일부 시민들은 서울대병원 분원 설립을 희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한식 세종시장은 서울대병원에 공식적으로 분원 설립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세종 분원 설립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겉으로만 보자면 국립대병원 두곳이 세종시 입주를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병원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만성 적자를 내고 있는 국립대병원들이 분원을 설립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예산정책처의 공공기관 결산 평가에 따르면 전국 국립대병원의 2011년도 당기순이익은 347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140억 적자가 났다는 점에서 적자폭이 세배에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부터 국립대병원들은 잇따라 분원을 설립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미 부산대병원 양산 분원이 개원해 운영중이고 경북대병원도 칠곡 분원의 문을 열었다.
또한 경상대병원은 창원 분원을 설립중이며 전북대병원도 기획재정부 타당성 조사에서 반려 처분을 받았지만 최근 다시 새만금 분원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원 설립에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경상대병원 창원 분원 설립비용은 3천억원에 달하지만 병원 자체 예산은 1천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2천억원이 세금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분원을 개원하는데 필요한 시설건립비용과 장비구입비 등이 감가상각비로 비용처리된다는 점에서 설립과 동시에 적자가 불가피하다.
칠곡 분원을 설립한 경북대병원은 2011년도 당기 순손실만 118억원에 달한다. 부산대병원, 경상대병원도 2011년 각각 194억, 64억 적자를 냈다.
A병원 병원장은 "의료취약지에 병원을 짓는다면 적자를 내건, 분원을 설립하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하지만 인구가 백만명이 넘는 지역에 수천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국립대병원 분원을 짓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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