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판단에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
"병원에 한번 찾아오지도 않았으면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조치를 한 이유에 대해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홍 도지사를 취임 이후 한번도 의료원에 다녀가지 않은 첫 번째 도지사로 꼽았다.
진주의료원 한 관계자는 "앞서 도지사들은 의례적으로 의료원을 찾아와 둘러보고 갔었다. 하지만 홍준표 도지사는 오지 않았다. 이것이 공공의료를 대하는 도지사의 태도이자 시각"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얼마 전 진주의료원에 직접 찾아가보니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접근성 측면에선 한계가 있었지만 시설면에선 진주시내 병원 못지 않았다.
지어진 지 5년밖에 안된 건물이었고 청소상태에 매우 양호했다. 폐쇄 결정 이후 환자가 직원보다 적다는 점을 제외하면 남부러울 게 없는 병원이었다.
그러나 병원을 둘러보고 직원들은 만나면서 병원간 경쟁구도가 지방의료원의 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주의료원 관계자는 "시내에서 이전해 오면서 노인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셔틀버스를 운행하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보건소에서 허가를 안해줘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보건소가 허가를 안해준 이유 중 하나가 인근 민간병의원들의 반대가 워낙 심각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지방의료원은 일선 병의원과 경쟁하지 말고 민간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그들과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재 지방의료원이 처한 현실이다.
일부 민간병원에선 공공병원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데 어려울 게 뭐가 있느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들은 반대로 신포괄수가제, 보호자 없는 병동 등 병원의 수익과 무관하게 정부의 새로운 정책을 시범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의 회생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것일까. 진주의료원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게 맞을까.
여기서 확실한 사실은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을 경우 공공병원에 있던 환자들은 민간병원으로 옮겨질 것이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2008년 진주의료원을 새롭게 짓기 위해 들어간 국비 200억원, 도비 90억원은 허공으로 날아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더 늦기전에 더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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