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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렸던 조현병 연구 15년 이제 길이 보인다"

발행날짜: 2013-10-23 06:28:23

조현병학회 김찬형 이사장 "24일 국제학회 통해 연구 논의"

"예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현병을 연구하는 학회가 만들어진지 15년. 이제 어느 정도 길이 보입니다. 이번 학회는 이러한 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조현병. 일명 정신분열증에 대한 예방법이 최초로 논의될 예정에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는 조현병학회 국제학술대회를 통해서다.

이번 학회를 준비한 대한조현병학회 김찬형 이사장(연세의대)이 이번 학회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김찬형 이사장은 22일 "조현병은 예방이 불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이번 학회를 통해 이러한 데이터가 공유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학회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거 방한해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우선 이번 학회에는 조현병 분야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Schizophrenia Bulletin의 편집장인 미국 Maryland 대학 William Carpenter교수가 방한한다.

또한 조현병의 정서, 사회인지 분야의 대가인 UCLA의 William Horan 교수, UCLA의 이정희 박사, 일본의 Masato Fukuda 교수, 타이완의 Ya Mei Bai 교수 등의 참석이 예정돼 있다.

그동안 예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병의 예방법 및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조현병의 경우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매우 다양해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어려웠으며 설사 조현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더라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조현병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면서 세계적으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으며 고위험군에 대한 약물치료 및 인지행동치료를 비롯한 새로운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물론 아직 조현병에 걸릴 고위험군을 완벽하게 찾아내지는 못하고 조현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100%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조현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또한 클로자핀의 독특한 항정신병 효과에 대해 우리나라 의료진들의 20년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도 준비했다"며 "아울러 치료의 의미를 조절에 둘 것인지 조율에 둘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리를 하는 시간도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학회에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따돌림을 공론화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그동안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그 이름만으로도 인격이 와해되고 극도로 퇴행된 행동양상을 보이게 되는 무서운 질병으로 오해를 받아왔다.

하지만 많은 연구 결과 실제로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한 강력범죄가 일반인에 비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그동안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이 어떠했는지, 또한 그러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5년은 사람으로 본다면 청소년기에 해당한다"며 "양적인 성장을 모두 마치고 내적인 성숙을 더해가는 청소년기처럼 올해 15주년을 맞은 학회도 단순한 학술모임에서 벗어나 조현병 인식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운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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