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인증평가는 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김재열 교수
최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은 중앙대병원
김재열 교수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그는 5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뜻밖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인증평가 초기부터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예비조사에서부터 평가까지 참여하며 인증제도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상을 수상했다.
누가 봐도 인증평가의 달인으로 생각되지만 남 모르는 고민이 있었다.
본인이 직접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직접 다른 의료기관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중앙대병원에선 인증평가를 받아야하는 입장에서 누구보다 그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증평가 지표와 문항을 마련하고 또 평가하면서 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쉽게 말해 100원을 주면서 300원 짜리 의료서비스를 요구하는 꼴이다."
김 교수는 앞서 평가지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평가기준에 맞추기 위해 JCI 평가지표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수정하면서도 이와 같은 고충이 있었다.
가령, 간호사 1명이 환자 1명만 돌보면 되는 미국의 평가지표를 간호사 1명이 환자 3명 이상을 돌봐야하는 한국의 실정에 맞게 바꾸려다 보니 쉽지 않았던 것.
"한국 의료 실정에 맞추자고 무턱대고 기준을 낮출 수도 없고, 이 점이 가장 고민스러웠다. 사실 의료기관 입장에선 '환자안전=비용부담'으로 통한다. 의료인력을 늘리고 시설에 투자를 해야하지 않나.
문제는 그에 따른 혜택이 전혀 없다 는 점이다."
그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는
한국의 의료현실을 무시한 기준 이 상당 부분있다고 했다.
그 또한 중앙대병원 인증평가를 준비하면서 의료기관의 고충을 체감한 바 있다.
매일 잠도 못자고 근무하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매일 교육을 실시하고 청소 및 경비 용역업체 직원들까지 교육을 진행하는 것부터 모든 것이 만만치 않았다.
"믿을 지 모르겠지만 전공의 교육을 실시하면서 식사 대용으로 제공한 빵값만 수천만원이 나왔다. 전체 인증평가를 받으면서 쏟아부는 예산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병원에 돌아온 혜택은 없었다."
그는 전체 의료기관 중 인증평가를 받은 의료기관이 11%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게 해답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다른 의료기관의 인증평가에 참여할 때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것도 힘들지만 평가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과거 상대평가로 진행된 의료기관 평가가 객관식이었다면 인증평가는 주관식이다. 한사람 한사람 직면 대면해서 평가해야 한다. 평가 후 숙소가 돌아오면 탈진상태가 된다."
그래서일까. 김 교수는 이번에 복지부 표창을 받은 것을 두고도 "물론 영광스럽지만 부담감이 크다"면서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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