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치료에 하이브리드 수술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심방세동 하이브리드 수술을 선보인 삼성서울병원 온영근, 정동섭 교수팀은 최근까지 좋은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치료법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이 수술법은 흉강경을 통해 심장 바깥쪽에서 직접 접근하는 외과적 수술법과 심장 안쪽에서 전극도자술을 시행하는 내과적 시술을 접목한 것으로, 지난해 첫 시술 이후 지금까지 63명에게 실시했다.
이 술기는 워낙 까다로운 탓에 국내에선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는 상황.
치료 결과는 고무적이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던 환자들이 시술을 받고 59명(94%)이 정상박동으로 돌아왔다.
이는 현재 부정맥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전극도자 절제술의 성공률이 55~70%라는 점을 감안할 때 획기적이다.
특히 이들 환자 가운데 13명은 앞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고 재발한 환자들이고, 이중 4명은 두 차례 이상 같은 시술을 받고도 재발해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던 환자였지만 하이브리드 치료법으로 새 삶을 되찾았다.
게다가 기존 치료법이 해결하지 못했던 와파린 복용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심방세동 환자를 치료할 경우 약물치료 또는 심장 내에서의 전극도자 절제술을 택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특히 이 경우 혈전이 가장 잘 발생하는 부위인 좌심방이(left atrial auricle)에 대한 문제점이 남는데 뇌졸중 발생 위험 탓에 항응고제를 평생 먹어야 하는 등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술에 성공한 환자 59명은 6개월이 지난 경우 기존 뇌졸중 병력이 없는 한 와파린 복용을 중단 혹은 아스피린으로 변경했고, 항부정맥약도 부정맥 재발 위험성과 심박동 수에 따라 감량 혹은 중단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치료 대상자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온영근·정동섭 연구팀은 "심장 기능저하로 부정맥 치료가 어려운 환자도 하이브리드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고, 부정맥 수술 혹은 시술이 하기 힘든 고위험환자의 경우에는 좌심방이만 절제해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아직 도입 초기이지만 기존 치료법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뿐더러 만성 심방세동과 같은 일부 환자에게서는 보다 나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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