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취약계층에 대해서만 출장검진을 허용하도록 관련법이 강화됐지만 일명 '떴다방 검진' 등으로 불리는 출장검진의 폐해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출장검진을 신고 대신 허가제로 바꾸고 시설, 인력 등의 기준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대한검진의학회(회장 이욱용)는 그랜드힐튼서울호텔 컨벤션센터 4층에서 제11차 학술대회를 열고 국가건강검진 정책과 출장검진의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한림의대 조정진 교수는 '출장 검진의 문제점과 대안' 발표를 통해 "작년 출장검진이 취약계층에 대한 검진 지원목적으로만 축소, 인증받은 기관만 출장검진을 실시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다"면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엄격한 출장검진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가 지적한 현재 출장검진의 문제점은 검진 결과의 신뢰도 부족과 지속적 관리 부족에 따른 1회성 검진에 그치고 있다는 것.
조 교수는 "현재 출장검진이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부족한 1회성 검진으로 끝나기 때문에 환자-의사 관계가 사실상 부재해 있다"면서 "검진 결과도 내원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내원-출장 검진을 비교해 보면 검진자 1천명당 위암 발견율은 출장이 0.78%에 불과하지만 내원은 2.21%에 달한다. 유방암 발견율 역시 0.19% 대 0.56%로 내원 검진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그는 "출장 검진기관은 2009년 257개에서 2011년 790개로 3배나 늘어났다"면서 "이에 따른 일부 검진기관들이 전화나 우편 등으로 과도한 유인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적격 검진기관을 솎아내기 위해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의 인력기준뿐 아니라 장비 기준을 마련해 노후화된 장비 사용을 막아야 한다"면서 "질관리, 사후관리에 초점을 맞춰 출장검진의 단계적 폐지나 축소로 기본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학회 임원진 역시 출장검진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유승모 대외협력이사는 "검진기관들이 관을 사칭해서 '무료검진한다'는 식의 안내문을 무차별적으로 뿌리기도 한다"면서 "실제로 이런 검진 안내문을 직접 받아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소에 신고를 하니 '저소득층의 영세민에게만 안내문을 보냈다'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보건소가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이런 기관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재호 대외협력부회장 역시 "과거 수검률을 높이기 위해 출장검진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제는 의료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단계적 폐지가 필요하다"면서 "실제로 여전히 사무장병원이 주도하는 '떴다방' 형태의 검진 폐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을 도는 일명 싹쓸이 검진으로 인해 부실한 사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면서 "출장검진을 신고 대신 허가로 바꾸고 시설, 인력에 대한 철저한 관리 지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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