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기업 병원들의 약진으로 사립대병원 최고의 자리를 위협받던 연세의료원이 연세암병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최초로 암센터를 열었지만 암병원으로 탈바꿈은 가장 늦어 버린 연세암병원. 그렇기에 이러한 승부를 진두지휘할 책임을 맡은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어떠한 전략으로 암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까. 그는 여기에 확실한 전술을 가지고 있었다. 완벽한 다학제 협진과 연세암병원만의 무기인 '굿닥터' 시스템이 그것이다.
Q. 흔히 말하는 빅5 병원에 비해 암병원 개원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연세암병원은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연세암센터'를 모체로 하고 있다. 연세암센터는 지난 45년간 한국 암치료를 선도해온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암병원 개원이 늦었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Q. 그렇다면 과연 빅5병원들과의 암 전쟁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인가?
사실 빅4병원 정도 되면 규모와 시설, 의료진의 의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환자가 만족도를 느끼는 정도는 모두가 다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우리는 여기에 주목했다. 환자들은 시설과 규모, 의술의 차이보다는 의사들의 태도를 가장 주목한다. '굿닥터' 시스템의 탄생은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Q. 굿닥터 시스템이 승부수인 셈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굿닥터팀은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과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연세암병원에 환자가 입원하면서부터 환자와 보호자들의 관리와 교육 등 전 과정에서 서비스를 총괄해 담당하게 된다. 즉 의사가 치료 단계 뿐 아니라 상담과 교육은 물론, 개원가와 병원을 잇는 역할도 맡게 된다. 고로 입원부터 퇴원, 그 이후 교육까지 모든 과정에 의사들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세암병원만의 시스템이다.
Q. 결국 굿닥터는 의료 외 서비스로 보인다. 의료서비스 자체를 높이기 위한 방법도 필요할 듯 한데.
그렇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기 도입과 완벽한 다학제 협진이다. 그동안 빅4 병원을 필두로 많은 병원들이 다학제 협진을 표방했지만 일부 질환에 대해 치료 방식을 토론하는 회의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는 진료시스템 전체를 다학제로 진행할 것이다. 예를 들어 후두에 암이 있는데 다른 곳으로 전이됐을 경우 단순히 진료방법을 논의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술실에 이비인후과 의사와 외과 의사, 필요하다면 정형외과 의사까지 들어가 다학제 수술을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Q. 양성자 치료기는 도입 비용만 2천억원이 넘게 들어 많은 병원들이 검토 단계에서 포기한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인가?
이미 지난 11일 프로노바사와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것은 맞다. 도입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모두가 뜻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암병원 옆 부지 지하에 공간을 확보했으며 조만간 도입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아마도 2016년 경에는 본격적으로 양성자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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