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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급여화 실익 두고 고민에 빠진 의사들

발행날짜: 2014-04-30 11:29:21

환자 증가 기대감 상승…"원가 이하 수가" 우려도 비등

보건복지부가 로봇수술을 단계적으로 급여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의사들이 생각지도 못한 딜레마에 빠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고가의 수술비가 부담돼 로봇수술을 포기했던 환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하지만 과연 정부가 수가를 제대로 책정해 줄지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는 올해 로봇수술에 대한 비용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로봇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로봇수술은 신의료기술로 분류돼 전액 비급여로 시행됐으나, 로봇수술의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된데다 환자들의 수요도 높아 급여를 적용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1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영구 보험이사는 "로봇수술에 대한 유효성과 안정성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상황"이라며 "다만 가격 부담 때문에 환자들이 부담을 가져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여가 적용되면 이러한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선택권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며 "병원들도 고가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환자들도 로봇수술의 급여적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는 반응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들 모두 로봇수술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보험이 없이는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급여가 적용되면 큰 부담없이 환자들이 로봇수술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이 모두 두손을 들고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수술에 대한 수가가 제대로 정해질지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다.

A대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30일 "급여화는 분명 반길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관건은 수가 아니겠느냐"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볼때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가가 적용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환자는 몰려들고 수술할때 마다 적자는 늘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교수들도 제대로 된 수가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

B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다빈치는 구매비용도 20억원이 넘게 드는데다 소모품 비용도 많게는 수천만원씩 투입되는 기기"라며 "더욱이 교수들 일정 기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술기를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원가로 계산해 수가를 결정할 확률이 높다"며 "현재 말도 안되는 복강경 수가가 로봇수술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아직 수가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충분한 선행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로봇수술 급여화는 많은 선행 연구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수가를 고민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선 선별 급여를 통해 일정 부분만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차차 늘려가는 방식이 되지 않겠느냐"며 "수가 또한 이에 맞춰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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